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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통도사 / 영일대해수욕장 (2020. 11. 07)

이래 저래 하다보니 아직도 홍도 깃대봉을 다녀오지 못했다.

이번에는 항공료가 내 발목을 잡는다. 광주행 비행기표를 조회해보니 다 5-6만원대.

나의 뭍나들이 계획에 가장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항공료다. 5만원 넘는 항공료가 나오면 안가는 것이 나의 철칙.

그래서 홍도 대신 울릉도로 방향을 튼다. 대구공항 비행기표는 2만원대.

제주에서 울릉도를 다녀오려면 최소 2박3일 일정을 짜야 한다.

 

내가 짠 일정은,

첫날 김해공항 - 통도사 - 언양터미널 - 포항터미널 -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1박,

둘째날 포항여객터미널(09:10) - 울릉도 저동항 (12:30), 도착후 성인봉 산행 

마지막날 저동항 촛대바위에서 도동항 해안산책로 산책, 관음도 트래킹 후, 

울릉도 저동항(14:00) - 포항터미널(17:20) - 동대구터미널, 그리고 대구공항(20:50) - 제주공항(22:00)

 

첫 일정으로 통도사를 잡은 이유는 아내를 위해서.

난 100대명산 신불산을 다녀올 때 영축산을 거쳐 통도사를 다녀왔었는데, 그때 불자인 아내를 꼭 함 데리고

와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때마침 통도사 입구에서 국화축제를 하고 있었다.

 

 

 

 

 

 

 

 

 

 

 

 

 

 

 

사무실 책상에 갖다놓고 싶은 국화들.

 

 

 

 

 

 

 

 

 

 

 

 

 

 

 

 

 

 

 

 

 

 

 

 

이제 통도사로 향한다.

 

 

 

 

 

 

 

 

 

통도사로 향하는 길이 제법 길고, 걷기에 참 좋다.

 

 

 

 

 

수령이 오래된 듯한 소나무들이 양쪽에 즐비해 있다.

 

 

 

 

승려들의 참선을 위한 시설인 '선원', 경전 교육기관인 '강원', 계율 교육기관인 '율원' 등을

모두 갖춘 사찰을 '총림'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승려들이 많고 규모가 큰 절이라는 거.

현재 대한불교조계종에는 총8개의 총림이 있다고 한다.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 수덕사, 백양사, 동화사, 쌍계사, 범어사.

 

 

 

 

이름들이 세겨진 바위들이 많이 보였다.

사람은 역시 이름을 남기고 싶은가 보다.

 

 

 

 

 

 

 

 

 

역대 스님들의 사리를 모신 탑과 비석들이다.

 

 

 

 

통도사는 646년(선덕여왕15) 자장율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통도사 뒤에 있는 산은 영축산이다. 산이 이름이 영축산인 것은 산의 모양이 인도의 영축산 모양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뒤에 영축산이 한눈에 보인다.

 

 

 

 

통도사 금강계단은 국보 제290호이다.

646년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불사리를 경주 황룡사탑, 울산 태화사탑과 함께 봉안한 곳으로 

매년 초하루와 보름달에 계를 설파했다고 한다.

'금강계단'이라는 이름은 이곳에서 받는 계법이 금강과 같이 단단하다는 뜻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통도사 금강계단처럼 석가모니불의 사리를 봉안한 사찰 건물을 '적멸보궁'이라고 한다.

'적멸'은 모든 번뇌가 남김없이 소멸되어 고요해진 열반의 상태를 말하고,

'보궁'은 보배같이 귀한 궁전이라는 뜻이다.

한반도에는 다섯 곳에 적멸보궁이 있는데,

설악산 봉정암 적멸보궁, 오대산 상원사 적멸보궁, 정선 정암사 적멸보궁, 영월 법흥사 적멸보궁,

양산 통도사 적멸보궁이다. 

적멸보궁에는 석가모니불의 사리를 봉안했기 때문에 불상을 모시지 않는다.

 

 

 

 

 

 

 

 

 

 

 

 

 

 

 

 

 

 

 

 

 

 

 

 

 

 

 

 

 

 

 

 

 

 

 

 

 

 

 

 

 

 

 

 

석가모니 사리를 봉안한 곳을 불보사찰, 고려대장경을 보관한 곳을 법보사찰,

고승을 많이 배출한 곳을 승보사찰이라고 하는데, 이를 합쳐 3보사찰이라고 한다.

영축산 통도사가 불보사찰, 가야산 해인사가 법보사찰, 조계산 송광사가 승보사찰이다.

100대명산을 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3보사찰을 다 가보게 된다.

나도 3보사찰을 다 다녀왔다.

 

 

 

 

 

 

 

 

 

 

 

 

 

 

이제 통도사에서 번뇌를 털어내고, 다음 행선지 포항여객터미널로 향한다.

 

 

 

 

포항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영일대해수욕장'에서 내리면 포항여객선터미널에 갈 수 있다고

해서 얼떨결에 '영일대해수욕장'에 오게 되었다.

솔직히 제주도 촌놈 '영일대해수욕장' 이날 처음 들어봤다.

바로 앞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포항여객선터미널'이고, 멀리 보이는 공장이 바로 '포스코'다.

 

 

 

 

영일대해수욕장에 도착한 나,

우선 규모에 놀라는 중. 길이 1.7키로, 폭 40-70미터, 면적 12만 3천평의 백사장이라니...

알고보니 동해안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해수욕장이란다.

그 다음은 백사장의 모래가 너무 고와서 놀람. 당장이라고 옷 벗고 모래에 비비고 싶었음. 

해수욕장의 물도 아주 깨끗해서 밑바닥이 다 보일 정도. 물고기도 막 보였음.

더욱 놀라운 것은 정말 조금만 걸아 나가면 식당, 호텔, 모텔 들이 즐비해 있음.

차가 씽씽 달리는 도로 바로 옆에, 멋진 호텔 바로 옆에, 조개구이 맛집 바로 옆에

이런 최상급의 해수욕장이 있다는게 실화냐.

내 눈에는 해운대 해수욕장보다 다 좋았다.

근데 이런 해수욕장 이름을 처음 들어본 넌 뭐니. 무지 자책하는 중.

 

 

 

 

아내도 너무 좋아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중.

 

 

 

 

모래, 물, 크기, 주변시설...모두 에이플러스 

너무나 완벽한 영일대해수욕장.

그냥 잠자러 왔다가 우연히 발견한 우리 부부의 보물이였다.

횡재도 이런 횡재가 있나.

 

 

 

 

셀카봉도 안가지고 왔는데 셀카를 찍고 있다는 건

지금 완죤 미처버렸다는 거.

 

 

 

 

보이는 사람마다에게 막 들이댄다. 사진 좀 찍어달라고.

 

 

 

 

사진도 무지 잘나온다. 야 이거 신혼여행 다시 온 기분이네.

 

 

 

 

너무나 평화스럽다.  저 아이는 엄마 젖도 때지 못했을텐데...

50 넘은 당신들은 뭐하다 이제사 이곳을 왔는감.

 

 

 

 

이건 또 뭐꼬. 저기 해상누각이 영일대라고 한다.

영일대는 대한민국 최초의 해상누각이라고 한다.

 

 

 

 

 

 

 

 

 

 

 

 

 

 

저건 바다가 아니라 인공호수같다.

저렇게 바다가 잔잔한 것을 보니 낼 울릉도 가는 거 날짜를 기가막히게 잡은거 같다며

울 부부 키득거리며 어린애마냥 막 좋아했다. 낼 울릉도 여행이 넘넘 기대된다며...

한치 앞도 못보는 것이 인간이지.

 

 

 

 

어디 외국에 온 것같은 느낌이 든다.

영일대해수욕장님...그동안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얻은 뜻밖의 감동에 어찌 소주 한잔을 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렇지 않아도 몇일 전부터 조개구이 그토록 먹고 싶었는데 제주에 마땅한 조개구이집이 없어서

입만 다시고 있었는데 이것 또한 횡재일세.

 

 

 

 

조개구이집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그 많은 자리가 순식간에 다 찼다.

예전에 정동진에서 우리 식구들 조개구이를 참 맛있게 먹었었는데...그 후로 조개구이 먹었었나 기억이 없네.

오랜만에 먹는 조개구이...넘 맛있었다. 

바닷가 근처에서의 조개구이, 왠지 사람을 설레게 하는 뭔가가 있다.

손님들이 다 젊은 사람들이고 우린 완전 노땅. 

이곳에서는 연인들이 참 많이 보였다. 데이트 장소로는 정말 최적이였다.

식당들이 즐비한 한 곁에 생뚱맞게 귀금속을 파는 곳이 있어 처음엔 '이건 뭐지'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해가 되었다.

반지 하나 사고 이곳에서 고백하면 안넘어올 여자 없을듯.

 

그나저나 울 아내...이곳에 있는 술을 혼자 다 마신듯.

 

 

 

 

사진만 보면 이 아저씨도 소주 서너병을 마신듯.

주량이 소주 한병이다.

아 아저씨가...아니라고. 아 그럼 아주머니가...그것도 아니라고.

우리 부부 주량이 소주 한병.

소주 한병 시켜서 나 네잔, 아내 세잔 마시면 이런 그림이 나온다.

참 소주 가성비 좋은 부부네.

 

근데 야밤에 썬그라스를 쓴 이유는 뭐임?

산에 갈때 마다 썬그라스를 꼭꼭 챙김. 근데 사진 찍을 때만 씀.

그마나 쓰고 찍어야 사람답게 보여서.

 

 

 

 

이 아줌마는 뒷모습이 장난이 아님.

이순신 장군이 출전을 앞두고 이런 포즈를 취하지 않았을까.

 

 

 

 

알고 보면 걍 알딸딸해진 아줌마가 폼 잡는 것임.

 

 

 

 

밤에도 영일대해수욕장은 너무 좋았다.

우린 더 놀다가 숙소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