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명산을 진행하면서 전국 방방곡곡 아니 가본데가 없다.
정작 산행보다 그 산 들머리까지 찾아가는 일이 더 어렵다고 느끼곤 했다.
분명 고통이 따르는 일이였지만, 참으로 의미있는 시간들이였고 뿌듯하기도 했다.
100대명산이 아니였으면 경험할 수 없는 일이였다.
난생 처음 울릉도까지 가게 된다.
100대명산 아니였으면 울릉도를 생전에 가볼 수 없었을런지도 모른다.
울릉도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곳이 포항, 강릉, 후포 3곳이다.
제주도민이면 포항여객선터미널로 올 것이고,
그럼 8시 50분, 9시 10분, 9시 30분 중 하나를 출발시간으로 선택하게 된다.
어느 배를 선택하든 포항에서 하룻 밤을 자야한다.
이번 나의 경우는...
전날 오전 8시 비행기를 타고 김해공항으로 와서,
부산 금정산을 등반하고,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18시 버스를 타고 포항터미널(소요시간 1시간 40분 정도)로 와서
근처에서 1박을 했다.
사진은 포항여객선터미널의 모습.
터미널 바로 옆에 영일대해수욕장이 위치하고 있다.
이날 터미널에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연휴이기도 했고, 전날 기상관계로 배가 하나만 출항했던지라...
8시50분, 9시10분 배는 만석, 난 9시 30분 배를 예약했다.
9시 30분 배는 엘도라도호, 도동항에 도착한다.
8시 50분에 출발하는 썬라이즈호는 저동항에, 9시 10분에 출발하는 우리누리1호는 사동항에 도착한다.
처음 예약을 할 때, 편도요금 68,500원에 깜짝 놀랐다. '왜 이리 비싸지'하면서...
알고보니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거리가 무려 217km나 되었다.
제주에서 추자도까지 거리가 45km에 편도요금이 13,400원, 그럼 km당 요금이 298원.
포항에서 울릉도까지는 km당 요금이 316원이니 이해 안되는 금액은 아니였지만,
워낙 싼 비행기 요금에 익숙해지다보니 왠지 건 7만원이나 되는 금액이 크게 느껴졌다.
저 왜소한 배를 타고 무려 3시간 30분이상을 견디어야 울릉도에 도착할 수 있다.
1시간 정도 걸리는 추자도 갈 적에도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는데...어찌 저 시간을 견딘단 말인가.
당연 멀미약을 먹었다.
출발하자 마자 큰 너울성파도에 배는 놀이기구를 탄 거마냥 심하게 요동치며 나아갔다.
안내방송은 4시간이나 걸린다고 하고, 선내는 후덥지근 하여, 땀까지 나는 상황.
안내방송이 시키는데로 비닐봉투를 단디 챙겼다.
멀미약 덕택에 4시간을 비몽사몽 견디다 보니
어느덧 창밖으로 웅장한 울릉도가 내 시야에 들어 왔다.
도착지 도동항의 모습.
내리자 마자 점심을 먹고,
택시 타고 KBS중계소로 가서 100대명산 미션을 클리어 한다.
산행이 어떠했는지는 사진속 표정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울릉도 택시들은 다 SUV 4륜구동이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울릉도 가보면 안다.
사실 가기 전에는 성인봉을 약간 무시했다.
산림청이 지역적 안배 차원에서 걍 어거지로 끼워 넣은 것이 아닌가 의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행후에는 성인봉이 100대명산으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느꼈다.
아시다시피 울릉도는 화산섬이고,
울릉도 주변의 해저면의 깊이가 무려 2,200m에 달한다고 한다.
성인봉이 해수면으로부터 솟아있는 높이는 984m이나 실제 산의 높이는 3,000m가 넘는다고 한다.
이는 성층화산 중에서도 상당한 규모이며, 실제 부피를 따져보면 제주도를 능가한다고.
성인봉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 KBS중계소에서 시작해 나리분지로 오게 된다.
그리고 나리분지에서 버스를 타고 천부로 오게 되고,
천부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도동항이나 저동항으로 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울릉도는 버스편이 참 잘되어 있었다.
기사님들도 매우 친절했다.
사진은 저동항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찍은 천부항의 야경 모습이다.
나는 저동항에 숙소를 잡았다.
연휴에 많은 관광객들이 울릉도를 찾는 바램에 숙소를 잡는데 애를 먹었다.
처음에 어렵사리 예약한 괜찮은 숙소는 다시 전화와서는 2박이 아니라서 안되겠다고 퇴짜를 놓아
어쩔 수 없이 조금은 후진 모텔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울릉도는 독도관광때문에 보통 2박 3일로 오는 경우가 많아 보였다.
사진은 천부에서 버스타고 저동항에 내려 저동항의 명물 촛대바위를 담은 모습.
저녁을 먹은 후 무거운 발걸음으로 숙소를 찾아가고 있는 아내의 모습.
이날 저녁은 오삼불고기를 먹었다.
가격도 적당했고, 맛있게 먹었다. 명의나물 등 울릉도산 나물들이 좋았다.
사진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 바로 '저동약국' 앞이다.
울릉도 가게되면 많이 듣게 되는 곳이다.
우리나라 최동단에 왔는데 왠지 일출을 봐야만 할 것같아서
금정산, 성인봉 이틀 연속 산행으로 피곤한 아내를 새벽 5시 50분에 억지로 깨웠다.
구름에 가려 썩 만족스럽진 못했지만
일출을 바라보며 가족의 무사안녕을 소망해 보았다.
오늘 포항가는 배는 오후 2시에 출발한다.
제법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 스케줄을 짜면서 남는 시간 뭐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계획은 이랬다.
(1) 저동항 산책로 산책
(2) 도동한 산책로 산책
(3) 관음도 관광
(4) 봉래폭포 관광
평화로운 저동항 아침의 모습.
일출을 구경하고 숙소로 가서 채비를 하고 다시 나와서 저동항 산책로로 왔다.
아침은 빵과 우유로 대충 때웠다.
산책로가 그럴듯 했다.
성인봉 갈 때 택시 기사님는 해안산책로가 울릉도에서 개인적으로는 제일 좋다고 했다.
산책로는 도동과 저동 연결이 되어 있는데 태풍때문에 중간에 끊겼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저동항 산책로를 먼저 걷고,
버스타고 도동항으로 가서 도동항 산책로를 마저 걸어볼 요량이다.
택시 기사님 말로는
코로나로 울릉도가 많이 침체되어 있단다. 문닫은 곳이 한둘이 아니란다.
관광수입이 생명줄인텐데 왜 아니 그렇겠는가.
2025년 공항이 완공되면 비행기로 울릉도 관광을 오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울릉도가 꿈꾸는 관광객 100만의 목표도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까.
그 꿈이 있기에 그들은 현재의 어려움을 견디고 있을 것이다.
현재 울릉도는 온통 공사중이다.
울릉도는 오징어가 많이 잡히고, 유명하다.
울릉도에서 잡힌 오징어는 이곳 저동항에서 공판이 되는 모양이었다.
아침에 일출 보러 나오는데 저동항이 매우 분주했다.
사진은 새벽에 잡힌 오징어를 손질하는 모습.
버스 기사님이 확실히 울릉도 오징어가 맛있다고 자랑을 한다.
아내도 울릉도에서 오징어를 샀다.
도동항은 저동항에서 버스를 타면 10분이면 온다.
버스를 타고 오다보니 주유소가 눈에 보였다.
듣던데로 기름값이 비쌌다. 휘발유가 리터당 1,800원대였다.
울릉도에는 주유소가 3개 있다고 한다.
도동항 해안산책로가 확실히 저동항 산책로 보다는 규모도 있고 더 좋아 보였다.
산책로를 걷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담아본다.
도동항의 모습.
울릉도는 1915년 제주도와 더불어 도제로 변경되었다가,
1949년 정부수립후 울릉군으로 환원되었다.
도동에 울릉군청이 소재하고 있다.
산책로를 걷는 것이 바로 관광이다.
이제 저동약국에서 버스를 타고 관음도로 갈 것이다.
아마도 '관음도 관광'이 오늘 일정의 하일라이트가 될 것이다.
죽도 유람선이 이제 막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관음도는 저동항에서 북동쪽으로 5km 떨어진 해상에 위치하며,
독도와 죽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부속섬으로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이다.
2012년에 보행연교도가 준공되어 울릉도와 육로로 연결되었고, 울릉군이 관광지로 개발하였다.
관음도를 올라서다보면 삼선암이 보인다.
삼선암은 울릉도의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사진으로는 한개로 보이나
가까이 가서 보면 일선암, 이선암, 삼선암 3개로 이루어져 있다.
삼선암은 발달된 주상절리가 파도의 작용을 받아 떨어져나가면서 기둥의 시스택을 이루고 있으며
표면에는 풍화에 의해 벌집처럼 구멍이 생긴 지형인 타포니가 발달해 있다.
이곳에는 울릉도의 빼어난 경치에 반한 세 선녀가 하늘로 돌아갈 시간을 놓여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서 바위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특히 세 선녀중 가장 늑장을 부린 막내선녀가 변한 일선암에는 풀조차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햇살이 매우 따거웠다.
관음도에는 역시나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보행연교도에 오려면 7층 높이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야 한다.
그리고 입장료 4천원을 내야한다.
보이는 흰색 건축물이 엘리베이터이다.
언제면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관음도 옆에는 이렇게 죽도가 위치하고 있다.
관음도와는 달리 죽도에는 한 부부가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이미 언론과 방송에 많이 소개된 적이 있다.
이들은 관광객들에게 더덕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코로나로 관광객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아내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관음도를 내려서서 좀 더 가까이 가니 일선암, 이선암, 삼선암이 다 보였다.
관음도 관광을 마치고 다시 저동항으로 갔다.
아침을 대충 먹어서 배가 고파 점심을 일찍 먹었다.
전날 저녁 먹었던 식당엘 갔다. 다시 오면 10%를 할인하여 준다기에...
따개비칼국수를 먹었다.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려운 맛이였다. 가격은 만원.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 봉래폭포는 가보질 못했다.
다시 울릉도를 올 기회가 있을까.
성인봉에 올랐을 때 성인봉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인봉아, 내가 다시 올지 장담을 못하겠다. 혹 독도가 꼭 보고 싶으면 다시 올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다시 울릉도를 오면 인봉인 넌 꼭 다시 보러 오겠다"
갈 때는 썬라이즈호를 이용했다. 엘도라도호 보다 의자가 좀 불편하게 느껴졌다.
바닷길 상태가 호전되어 올 때보다는 편안하게 왔다. 시간도 30분정도 빨랐고.
도착후 포항역으로 가서 KTX 타고 서울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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