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 깃대봉을 다녀와야 한다.
잘되었다. 어차피 홍도 가본 적이 없는데 이참에 여행간다 생각하고 다녀오자.
홍도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라 하지 않았는가.
울릉도 갔다오니 이제 쾌속선 장거리 타는 거 별 두려움이 없다.
홍도 깃대봉은 1박 2일로 족하다.
첫날 홍도 들어가서 깃대봉 클리어하고,
다음 날은 홍도 유람선 관광을 한 후, 오전 10시 3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고 나오면 되겠다.
근데, 뭔가 아쉽다. 홍도까지 어렵사리 왔는데, 흑산도도 둘러보고 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흑산도에 칠락산이 있었다. 블로그를 찾아보니 낮지만 조망이 뛰어난 산이였다.
10시 30분 배를 타고 흑산도에 도착하면 11시,
점심 먹고 칠락산 산행을 끝마쳐도 흑산도에서 오후 4시 10분에 출발하는 배를 여유있게 탈 수 있겠고,
그럼 광주공항에서 오후 8시 4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올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좀 빡빡하시만 알찬 계획이라 즉시 예약에 돌입했다.
광주행 8시 20분 비행기를 탔다.
광주공항에 내린 후, 버스타고 광주송정역으로 와서 10시 11분에 목포로 가는 KTX를 탄다.
목포역에 내린 후, 다시 버스를 타고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로 왔다.
근처 제주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표를 끊고, 대합실에서 휴식을 취한다.
터미널에서 13시에 출발하는 동양골드호에 탄다.
도착 예정시간은 15시 40분. 요금은 46,100원. 이제 쾌속선 요금에 적응이 되었다.
이 배는 목포를 출발하여 비금도초, 흑산도를 경유하여 홍도에 간다.
멀미약을 먹으니, 별탈없이 편안하게 홍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홍도에 도착하니 숙소 주인이 백보드에 이름을 쓰고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 지시에 따라 일단 숙소로 간다.
가다가 타고왔던 배를 함 찍어봤다.
아름다운 몽돌해변 쪽에 이상한 시설물 하나가 눈에 거슬렸다.
홍도에 방파제가 제대로 갖추어지기 전에는 풍랑이 심하면 쾌속선을 접안할 수 없어 몽돌해변에
배를 정박하면 종선들이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고 했었단다.
그후 몽돌해변에까지 안전한 접안시설을 구축한답시고 이런 콘크리트 구조물이 설치했다는 것인데,
이 흉물이 아름다운 해변을 망치고 있다고 주민들은 불만이 많았다.
깃대봉을 오르는데 숙소 주인장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등산후 저녁을 자기네 식당에서 먹으라고 한다.
광어, 우럭, 부시리 등 맛있는 회가 준비되어 있고, 문어도 나오고 매운탕도 나온단다.
가격을 물으니 7만원이란다. 조금 비싸게 느껴졌지만 주인의 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애초 계획은 포장마차에서 로멘틱하게 회를 먹을 생각이였는데...
회가 맛있었다. 문어도 먹을만 했고, 사진에는 없는데 생선전도 무척 맛있었다.
매운탕도 훌륭했다.
매운탕 바로 옆에 보말처럼 보이는 것이 바로 '거북손'이라는 것인데...
재작년에 아들이랑 추자도 올레길을 갔다가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식당 주인 일행들이 저 거북손을 먹고 있었다.
그때 처음 거북손의 존재를 알았다. 금방 삶은 거북손을 우리 식구에게 먹으라고 조금 주셨는데...
와...어찌나 맛있는지...정말 신세계를 경험했다. 특히 아들이 완전 환장을 했다.
너무나 맛있게 먹으니 주인장이 고맙게도 계속 주셨다.
이날 먹은 거북손은 크기도 작았고, 금방 삶은 것이 아니여서 맛이 별로였다.
저녁을 배불리 먹은후, 소화도 시킬 겸 주변 산책을 한다.
저기가 바로 그 유명한 포장마차다.
주당들이 홍도에 오면 지갑이 많이 털릴 것이다. 좋은 회에 술을 부르는 환경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바로 앞에 보이는 것이 홍도 운송수단이다. 오토바이를 약간 개조한 것.
홍도는 숙소까지 가는 길이 제법 가파른 좁은 골목길이기 때문에 관광객들의 짐 등 모든 짐들을
저기에 싣고 간다.
터미널 하단 기둥에 번호가 적혀있다.
숙소를 예약하면 주인장이 '배에서 내리면 몇번 기둥으로 오라'는 전화가 온다.
다음날 5시 50분에 기상을 했다. 일어나보니 온몸에 모기 물린 자국이 많았다.
일출이라도 보려고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오전 6시 홍도1구의 모습.
숙소에 불들이 하나 둘 켜지고 있다.
지금 기상을 해야 6시 30분에 아침을 먹고, 7시 30분에 출발하는 유람선을 탈 수 있다.
일출은 이정도로...
조업 나갔던 배 한척이 들어오고 있었다.
텅 빈 포장마차.
다시 숙소로 간다.
다시 나오자 유람선 같이 탈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늘 탈 유람선의 모습.
유람선을 빼고는 홍도 관광을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깃대봉과 유람선이 홍도 관광의 전부 아닐까.
홍도 안에 있을 땐 '뭐야 홍도 별거 없네, 추자도 보다도 못하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유람선을 타고 나니 왜 홍도, 홍도 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보물은 홍도 밖에 숨겨져 있었다.
'홍도=유람선'이다보니 홍도 관광은 올드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울릉도에서는 젊은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지만, 홍도에서는 젊은 관광객들을 전혀 볼 수가 없었다.
유람선 공식 요금은 2만 5천원이다.
근데, 숙소 주인장에게서는 2만원에 구입한다.
출발하는 유람선에서 찍은 홍도 1구의 모습.
홍도는 서해 남부해상 끝자락에 위치한 섬으로 1개의 유인도와 19개의 무인도로 섬의 면적은 6.47제곱킬로미터.
추자도보다 약간 크다.
홍도 1구와 홍도 2구 2개의 마을에 231가구 538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1679년 고씨 성을 가진 사람이 처음 정착하였고, 홍도의 옛 이름은 붉은 옷을 입은 섬이라는 뜻에서 '홍의도'라고
부르다가 해방 이후에 석양이 시작되면 바닷물이 붉게 물들고 섬이 온통 붉게 보인다고 하여 '홍도'라 불리워지게
되었으며, 1965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170호로 지정되었다.
드디어 홍도가 그 진면목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홍도 유람선을 타면 아마도 무지 피곤할 것이다.
한 순간도 쉬지않고 셔터를 눌러야 하기 때문이다.
출렁이는 배 위에서 많은 사람들을 비집고 서서 사진을 찍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멀리 또 한척의 유람선이 다가오고 있다.
한 유람선은 70명 정도가 정원인 듯했다. 그래서 이날은 두 척의 유람선을 뛰웠다.
홍도에는 유람선이 총 6척이 있는데, 주민들이 해상유람선협동조합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사진 찍는 곳에서 아내 사진 한장 찍어준다.
이 지점에서 제법 많은 시간을 준다.
우리가 핵심 포인트를 떠나니 뒤따르던 유람선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나도 계속 사진 찍는다.
유람선이 제법 출렁여서 폰을 꽉 쥐어야 한다. 안 그러면 폰이 바다에 빠질지도 모른다.
유람선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많다고 한다.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홍도의 전성기는 2008년~2010년 무렵이였다고 한다.
그 당시는 따로 홍보를 하지 않아도 국민관광지로 널리 알려져 전국에서 수많은 인파가 찾아왔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문체부의 '가고싶은 섬' 시범사업에 신안군은 최종적으로 '홍도'를 신청하게 되고,
그 결과로 사업비 100억원이 투여되게 된다.
그 덕분에 관광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의 의식도 많이 개선되었고, 건물들의 외관도 통일된 색상과 주변경관과
조화를 고려한 모습으로 개선하게 된다.
급기야 2012년에는 '한국관광 100선'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다.
홍구 1구가 멋있게 나온 이 사진은 퍼온 사진이다.
그러나, 관광객 수는 2008년~2009년 20만~25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2014년에 세월호 사태로 타격을 입으며 2018년과 2019년 각각 12만명으로 줄더니
지난 해에는 코로나 사태로 4만 5000명으로 뚝 떨어지게 된다.
해설하시는 분이 사진을 아주 잘 찍어 주셨다.
뒤로 구멍이 보이는 바위가 바로 홍도 1경인 남문바위이다.
여기는 실금리동굴인 듯.
여긴 시루떡 바위라고 한듯.
이쯤에서 해설사님이 저기 보이는 곳이 어딘지 알겠느냐고 묻는다.
난 홍도 2구가 아닌가 생각하는데 해설사님 '홍구 2구'로 대답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얘길 한다.
바로 홍도 1구였다.
저기 보이는 흰색 건물이 어제 잠을 잤던 숙소이고, 그 밑으로 산책까지 다녀왔었다는 사실을 그제사 알게된다.
멀리서 보니 또 다르게 다가왔다.
함 당겨본다.
여기는 만물상 바위.
여기는 탑바위라고 들은 것같다.
거친 파도와 바람이 빚어낸 예술의 섬, 홍도의 진가를 맘껏 즐긴다.
이제 홍도 2구에 다다른다.
이쯤에서 한 어선이 유람선에 도킹을 시도한다.
또 다른 어선 한척은 뒤따라 오는 유람선을 기다리고 있었다.
홍도 유람선관광에서 너무나 유명한 선상횟집이다.
한 사람은 고기를 잡고, 다른 한 사람은 주주장창 회를 썰어 낸다.
해설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회다, 맛없으면 돈을 받지 않겠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돈을 써야한다.
더 늙으면 쓰고 싶어도 못쓴다' 며 구매를 부추킨다.
다들 노련미들이 넘쳐났다.
선상에서 쐬주 한잔, 그것도 싱싱한 회를 안주삼아...주당들의 로망 아니겠는가!
아니 보통 사람들도 군침이 아니돌 수 없다.
대단한 아이디어다.
3만원짜리 회 한접시가 달개 돋힌듯이 팔려 나갔다.
홍도 유람선관광의 화룡점정이였다.
홍도 2구의 모습. 사진이 좀 그래서 잘 나온 사진 하나 퍼왔다.
홍도 2구에도 숙박시설이 있다.
홍도 1구에서 홍도 2구로 갈 수 있는 배편이 있는 듯했다.
홍도 2구에서도 홍도 깃대봉을 오를 수 있다.
홍도 유람선은 하루 2회 (7시 30분, 12시 30분) 운항한다.
해상관광 소요시간은 2시간 정도다.
홍도 1구를 출발하여 시계 방향으로 돌며 다시 홍도 1구로 돌아온다.
이쯤을 지날 때면 유람선은 거이 파장 분위기다.
소주 한잔에 눈들이 풀려있고, 멋진 경치도 하도 많이 봐도 서서히 무감각해지는 지경에 이르고,
해설사의 해설 대신 음악이 흘러나오고....
홍도 8경 독립문 바위.
바다 위에 떠 있는 이런 외딴 바위들이 난 참 좋더라.
울릉도에서 보았던 삼선암이 생각났다.
멀리 보이는 흰색 건축물은 홍도 등대라고 한다.
멀리 홍도 깃대봉이 보인다.
이제 홍도 1구에 가까워졌다.
흑산도 가는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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