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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름

송당 민오름, 큰돌리미오름, 비치미오름, 개오름 (2020. 03. 15)

 

  ■ 일    시 : 2020. 03. 15.  12:00 - 17:20

 

  ■ 코    스 : 송당 민오름(표고 362m, 비고 102m) - 큰돌리미오름(표고 311.9m, 비고 82m) - 

                  비치미오름(표고 344.1m, 비고 109m) - 개오름(표고 350m, 비고 130m)

 

  ■ 누구랑 : 옆지기

 

 

   주말에 걷는 순위에서 오름은 골찌다.

   100대명산 안가고, 올레길도 안가고, 숲길도 안가고, 한라산도 안갈 때 최후의 선택이 오름이기 때문이다.

    제주 오름 완등이란 목표를 가진다면 아마 1순위가 될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완등은 자신이 없다. 370여개...

    이걸 언제 다 오른단 말인가.

    올레처럼 완등의 증표가 있고 또한 탐방로가 명확하다면 당장이라고 오름 완등에 도전하겠지만 그러질못해

   오름은 이상하게 동기부여가 잘 안된다.

    얼추 세어보니 그래도 80개는 넘게 다녀왔다. 나름 유명한 오름은 다 다녀왔고, 올레 완주하면서도 오름을 많이

    만난 결과이다.

 

    오름 갈 계획을 세울 때면 보통 4-5개 정도를 묶어서 다녀오는데 점점 이 코스를 짜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4-5개를 연계시키는 것이 쉽지 않고, 특히나 원점으로 회귀하는 길을 찾는 것이 난해하다.

    지난 번 왕이메오름 등 4곳을 다녀올 적에도 마지막에 돌아오는 길이 어려워서 많이 헤맸다.

    비는 추적 추적 내리고, 날은 어두워지고 그런 가운데 길을 찾아 삼나무로 둘러쌓인 산 밑으로 들어갔는데 갑자기

    공포감이 확 밀려오더라.

    삼나무 숲은 빛이 잘 안들어와 주변보다 더욱 어둡고, 꼭 먼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마지막 돌아오는 길이 쉽지 않았다. 매번 옆지기를 고생시키는 것같아 미안할 따름이다.

     

    그래도 끝마치고 돌아올 적에는 만족감이 크다.

    오름 정상에서의 훌륭한 조망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고, 목장길 다양한 식물들 마주치는 동물들 모두 다 정겹다.

    분명 오름만이 주는 그런 매력이 있다. 특히 오름은 주로 옆지기랑 가게 되는데 함께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음은  보너스가 아니겠는가.

    앞으로도 오름은 계속 오를 것이고, 가게 된다면 분명 안가본 오름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제가는 완등을 욕심내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번 송당 민오름과 큰돌리미오름은 사실 별로였다. 목장지내에 있어서 그런가 철조망들이 너무 많았고,

    탐방로가 뚜렸하지 않아 여러모로 걷기에 불편했다.

    그런 와중에 조망도 별로 없었고. 한번 방문한 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한다.

    개오름은 나름 기대를 했지만 큰 인상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비치미오름은 너무 좋았다. 정상에서 동쪽 오름군들을 바라보는 조망이 훌륭했다.

    비치미오름이 없었다면 이번 오름 산행은 참 후회스러울 뻔 했다.

    비치미오름은 기회가 된다면 언제가 다시 방문하고 싶다.

 

 

 

  송당 민오름을 가기 위해서는 우선 이 삼나무 숲길을 걸어들어 가야 한다.

  왜 제주에는 특히 오름 근처에 삼나무가 많을까.

 

  태평양전쟁에서 패망한 일본이 파괴된 도시를 재건할 건축 자재를 마련하기 위해 전국에 심었던 나무가 바로

  삼나무였다고 한다.

  삼나무 심기를 장려한 결과, 일본의 산림은 삼나무가 단일 수종으로 전체 산림의 40%를 차지하게 되었고,

  특히 일본에서 처음으로 세계자연유산에 오른 야쿠시마섬의 삼나무는 수령이 100년이 되면서

  관광자원이 됐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여기서 힌트를 얻지 않았을까.

  일제강점기와 6.25를 겪으면서 황폐화된 산림을 복구하기위해 1970년대 초 제1차 치산녹화계획을 시작으로

  전국에 대대적인 조림사업을 시작했는데, 우리나라 남부지역과 제주지역은 주요 경제 조림수종으로

  삼나무가 선정되었고, 이때 제주 지역 2만 6천 헥타르에 삼나무가 조림되었다고 한다.

 

 

 

 

  추정컨데, 제주 지역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를 위해 1순위로 손보아야 할 대상이 바로 민둥산 제주 오름이

 아니였을까.

  오름을 다니다 보면 삼나무의 위치가 획일적일 정도로 다 비슷비슷하다. 오름 주변 그리고 오름 아랫도리에

  삼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믿기지 않으면 오름에 올라 다른 오름들을 바라보시라.

  왜 하단부에 주로 심었을까. 어디서 얼핏 읽은 기억이 난다.

  각하의 지시사항이라 중앙에서 높은 분이 내려 왔을 것이고, 그 분은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군대식 검사를 했을 것이고

  그 분에게 푸르게 푸르게 보여야 하니까 오름 하단부에 식재를 하지 않았을까.

  그 양반은 민둥산 제주 오름에 경끼를 일으킬 것이니...

 

  

 

 

  좌틀해야 '귀빈사'쪽이고 민오름 입구가 나온다.

 

 

 

 

 

 

 

 

 

 

 

 이 나무가 바로 귀빈사 앞 팽나무이고 이 나무 옆에 민오름 들머리가 있다고 다녀온 분 블로그에서

 대충 읽은 기억이 난다.

 근데 입구가 보이질 않는다. 안보이면 더 세심히 찾아보았어야 했는데 즉시 발길을 돌리는 우를 범한다.

 

 

 

  일명 '귀빈사'로 일컬어지는 이승만 별장이다.

  1957년 미군 지원을 받아 우리나라 공병대가 지었으며, 대지 660제곱미터에 면적 234제곱미터 규모의 1층 건물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곳에 1957년과 1959년 단 두 번만 숙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원수가 사용한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점 때문에 지난 2004년 9월 등록문화재 제113호로 지정된 바 있지만,

  보시다시피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폐가 수준으로 방치되고 있다.

  근데 넓은 제주에 좋은 곳이 너무 많은데 왜 하필 이곳에 지었을까.

 

  1957년 5월 제주도를 방문한 이승만은 관덕정에서 열린 도민환영대회에서

  "우리 국민도 이제는 쇠고기를 먹어야 합네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 당시 이승만 정부는 제주도에 대규모 목장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 계획은 미8군사령관을 지낸 당시

  한미재단고문이었던 밴플리트에 의해 주도되었고, 밴플리트 일행은 제주도 일원을 돌아보고

  조선시대 국립마목장인 제1소장이 있던 곳인 이곳 송당지역을 대규모 목장지대의 최적지로 선택하게 된다.

  대통령의 쇠고기 발언으로 국립목장 건설에 가속도가 붙었고, 육군 공병단에 의해 야간공사까지 하면서

  5개월만에 1차완공을 보았고, 캘리포니아에서 직송되어온 미국산 육우 166두가 성산포항을 거쳐

  제주에 들어왔다고 한다.

  이승만 대통령은 제주국립목장에 지대한 애착을 가졌었다고 한다.

  아마도 오랜 미국생활로 미국 서부목장에 대한 향수가 있었던건 아닌지.

 

 

 

 

 

  귀빈사 팽나무 옆에 입구가 보이질 않아 두 갈래길에서 우틀해서  제법 먼거리를 걷어오니 이 지점까지 오게 됐고

  그제서야 알바했구나 생각하고 다시 귀빈사로 빽. 오늘 고생길의 서막일까.

 

 

 

 

  다시 팽나무 옆을 자세히 살펴보니 요런 길이 보였고

 

 

 

  다시 블로그를 자세히 읽어보니 여기가 분명 민오름 들머리라고 한다.

  들어가도 좋다는 건지 들어오지 말라는 건지.

 

 

 

 

 

 

 

  분명 이름은 '민오름'인데, 그 어떤 오름보다도 나무가 많았다.

 

 

 

 

 

 

 

 

 

 

 

  여기가 정상인듯. 우리 동네 민오름은 조망이 끝내주는데...

  제주에 민오름이 5개나 있다.

  송당 민오름, 수망리 민오름, 선흘리 민오름, 봉개동 민오름 그리고 오라동 민오름.

 

 

 

 

  이 정도가 송당 민오름이 주는 조망의 최대치다.

 

 

 

 

  내려오는 길도 험하고, 특히나 길의 윤곽이 희미하다.

  제대로 가고 있는지 계속해서 의심이 들었다. 이런 의심이 들기 시작하면 걷는게 즐겁지가 않아진다.

 

 

 

 

 

 

 

 

 

 

 

  어찌어찌 내려오니 이런 풍경이 우릴 맞이한다.

  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어먹고 있는 목가적인 풍경에 눈길이 가야 하는데...

 

 

 

  뭔가 표식이 있겠지 기대했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어서 급 당황했다. 정말 이런 적은 없었다.

  답답한 맘에 저 소들에게 묻고 싶었다. "얘들아, 우린 어디로 가야 하니?"

  그럼 속으로 그랬겠지. 소 풀뜯어 먹는 소리하지 말라고. 그래 좀 더 꼼꼼히 사전 예습을 하고 왔어야 했다.

 

 

 

  대충 통빱으로 막 걷는다. 가다보면 돌리미오름이 나오겠지 하는 맘으로. 뭐 풍경은 죽이네.

 

 

 

 

  저기가 송당 민오름인 것은 맞는데...

 

 

 

   도대체 큰돌레미오름, 당신은 어디 있는거요.

 

 

 

  분명... '내가 왜 저 인간을 따라와서 이 고생을 하고 있지...목욕가서 뜨거운 물에 몸이나 푹 담그고 있을껄'하고

  후회하는 모습이 뒷모습에 선명히 쓰여있다.

  목욕가겠다는 걸...코로나 19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오름가서 멋진 풍경을 보여주겠노라 꼬드겨서 오늘도 함께 왔다.

 

 

 

 

  오늘도 개고생 하겠구나 직감한 옆지기의 표정이 급 어두워졌다.

 

 

 

  경치가 원더플한데 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빨랑 오름입구를 찾아내야 한다.

 

 

 

  저 문을 넘으면 뭐가 좀 나오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본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소똥들이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한다.

  걷는 내내 단 한사람도 보지 못하고 소들만이 우리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아 이날이 세상 태어나서 가장 많은 노루를 본 날이다.

 

 

 

 

 

 

 

  드디어 아무런 표식이 없어 100프로 확신은 들지 않지만 큰돌리미오름으로 추정되는 오름이 나오고,

  좌틀하여 오름을 오르기 시작한다.

  가도 가도 길같지 않은 길이고, 그 흔한 리본 하나 보이질 않고, 그래도 우린 선택이 여지가 없어 계속 걸어간다.

  둘이 대화가 끊긴지는 제법 오래되었다.

 

 

 

  무슨 육지산도 아니고, 이게 무슨 오름길이냐고...애꿎은 돌맹이에게 화풀이한다.

 

 

  그런데...드디어...블로그에서 본 풍경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우린 큰돌리미오름을 걷고 있었던 거구나. 옆지기가 모처럼 나온 오름 풍경다운 풍경에 발걸음을 멈춘다.

  이쯤되면 최단은 아니지만 어쨌든 길을 찾아 제대로 가고 있고 집에는 갈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 들었으리라.

 

 

 

  저 멀리 높은 오름, 다랑쉬오름, 문석이오름, 동검은이오름, 백약이오름이 보인다. 다 가본 오름들이다.

  얘들아 반갑다.

 

 

 

  백약이오름 옆으로 좌보미오름이 선명하게 보인다. 오름도 참 이쁘지만 구름도 파란 하늘과 너무 잘 어울린다.

 

 

 

  멋진 경치를 보고 특히나 익숙한 오름들을 바라오니 옆지기의 기분이 좀 나아진 표정이다.

  그래서 내 사진도 한장 찍어준다.

 

 

 

  계속 오름다운 길이 이어지자 급기야 옆지기가 기분좋을 때 포즈를 취해주니...

 

 

 

  대역죄인의 심정으로 마눌님 심기만을 살피던 나도 드디어 양지꽃도 눈에 들어오고...

 

 

 

  좀전에는 꼴도 보기 싫던 민오름도 제법 멋있어 보인다.

 

 

 

  이건 분명 비치미오름이라는 확신이 드니 오르는 발걸음도 힘차고...

 

 

 

  드디어 정상부에 도달하니...그래 이거지...이게 제주 오름이지.

 

 

 

 

 

 

 

  오늘 마지막을 장식할 개오름도 멋지게 조망되고...

 

 

 

 

 

 

 

  송당 민오름의 풍경도 이곳에서 보니 일품일세.

  민오름 앞에서는 소들이 축구장에서 축구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또한 장관이다.

  확실히 소들은 인간보다 느리니 투입되는 선수들이 인간보다 더 많네.

 

 

 

  예전에 한라일보 에코투어때 다녀왔던 성불오름도 이곳에서 보니 참 멋있네.

  위에서 보니 성불오름, 민오름, 개오름의 모습들이 다 비슷비슷하다.

  하단부에는 산림녹화사업시 심은 삼나무들이 보이고 그 밑에는 목장지대고 높이들도 그 차이없고

   정상부에도 나무들이 있어 조망은 별로고.

 

 

 

  개오름 뒤로는 성읍저수지, 그리고 영주산이 보인다.

 

 

 

 

 

 

 

  드뎌 배낭에서 빼빼로를 꺼내서 먹는 마눌님...이젠 완죤히 기분이 좋아졌단 얘기지.

  그리곤 '비치미오름 너무 좋다'며 연신 탄성을 내뱉는다. 거봐. 목욕 안가고 오름오길 잘했지.

 

 

 

  이쯤되면 자연스레 이 포즈가 나온다. 아 이제 면이 좀 서네. 비치미..니가 오늘 나를 살리는 구나.

 

 

 

 

 

 

 

  큰돌레미오름에서와는 비교가 안되게 동쪽 오름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 오름군들은 내가 최애하는 오름군들중 하나이다.

  소중한 사람에게 오름을 접대하고 싶을 때 주로 저곳으로 데리고 간다.

  백약이, 좌보미, 동검은이을 돌고 높은 오름에서 서라운드 뷰를 감상하며 사발면 한그릇 때리면

  '사는게 뭐 별거냐' 소리가 나온다.

 

 

 

 

  이날 우리는 저 철조망을 많이도 넘었다.

  심지어 나는 저 철조망을 통과하기 위해 군에서 배운 낮은 포복까지 해야만 했다.

  우리는 힘들게 철조망을 통과했지만,

  이날 너무나 많이 마주친 노루님께서는 놀라운 점프력으로 그야말로 사쁜히 넘더라.

 

 

 

 

 

 

 

  그래 오름 들머리가 이 정도는 되어야지. 오늘 처음으로 들머리다운 들머리를 경험한다.

 

 

 

 

 

 

 

  왜 뭐 힘든일 있니. 아님 내가 뭘 잘못했니. 아 코로나 때문에 너도 슬프구나.

 

 

 

 

  들머리에서 조금 더 가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또 어디로 가야 하나.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건 어디로 가더라도 정상 탐방로가 나온다는 거 아닌가.  또 통빱모드. 

  일단 좌틀하여 쭉 걸어간다.

  계속 걸어갔지만 정상 탐방로 없어 다시 빡꾸. 아 오늘 빠꾸만 몇번째야.

  다시 또 이 지점으로 와선 이번엔 우틀하여 가다 보니 없는 분위기. 다시 빠꾸. 또 멘붕.

  다시 좌틀...조금 가다가 매의 눈을 가진 울 마눌님, 길같지도 않은 길을 따라 용감히 막 올라간다.

  그리곤 나에게 올라 오라고 소리친다.

  가보니 놀랍게도 오를수록 선명해지는 길이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그 길을 찾았는지 난 아직도 모르겠다.

 

 

 

 

 

 

 

 

  그 어려운 길을 찾아냈으니 이제 대장이 바뀌었다. 보라 저 신임대장의 당당한 지휘의 손짓을.

 

 

 

  역시 정상이 초라하다.

  근데 마눌님은 왜 저런 기쁜 표정을 짖고 있을까. 비치미오름에서보다도 더 기쁜 표정을...

  분명 저건 피니쉬의 기쁨일 것이다. 울 마눌님은 정상에 오르면 다 끝난 줄 안다.

  100대명산 같이 갈때도 정상에 오르면 저 해맑은 미소를 날린다. 제주도 가는 비행기가 정상에서 뜨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정상에서 긴장을 다 풀어버려 하산할 때 무지 고생을 한다.

  저기서 내 머릿속은 온통 '이제 차 있는데 까지 어떻게 가지'였다.

  오는 길이 힘들면 가는 길도 힘든 거니까. 걱정이 태산이였다.

 

 

 

 

  비치미오름에서 바라볼 땐 개오름이 넘 멋있어서 잔뜩 기대하게 되지만,

  막상 올라보면 이 조망이 유일하다. 그래도 성읍저수지를 곁에 둔 영주산이 꽤나 멋지게 보인다.

 

 

 

  좀 전에 입구에서 좌틀하지 말고 우틀해서 이 리본이 있는 곳까지 걸어와야 한다. 이곳이 정상 탐방로 되시겠다.

  물론 좌틀 입구가 휠씬 가깝다. 하지만 울 마눌님 정도나 되어야 그 입구를 찾지 아무나 못찾는다. 우틀이 현명하다.

 

 

 

 

 

 

 

  오늘의 MVP 비치미오름이 보인다.

  이제부터 다시 고난의 시간이 시작된다.

 

 

 

 

 

 

  이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은 옆지기의 표정이 다시 굳어지고 심각모드로 전환된다.

 

 

 

  올 때는 보지도 못한 내창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긴장감이 팽배해 진다.

 

 

 

  아 절망감을 주는 이 촐밭. 이곳에 도달하면 멘붕이 오고 방향감각이 없어진다. 왠지 저 넓은 곳에 버려진 느낌.

 

 

 

  다시 통빱을 굴렸는데 대충 맞아서 어찌 어찌 송당민오름 입구를 찾지 못해 알바를 해서 갔었던 그 지점으로

  다시 나오게 되서 결국 무사히 민오름 밑으로 나오게 되었다.

 

 

 

   목장에 있는 소들이 다정하게 우리를 쳐다 본다. 꼭 자기랑 좀 놀다 가라는 모습으로.

   오늘 니네들이 유일한 친구였는지라 아 시간만 되면 진짜로 놀다 오고 싶었는데,

   오늘 우리가 좀 많이 헤맸잖냐 그래서 벌써 시간이 다섯시를 넘겨부러 너네랑 놀 시간이 없네. 미안하다.

 

  

 

   '여보' 부르니 뒤를 돌아 본다.  "오늘 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