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심상치 않은지라 이번 주는 뭍나들이를 참아야 할듯하다.
날씨도 우중충 하고 바람도 제법 부는 오늘은 오랜만에 오름이나 가볼까 해서 집을 나선다.
아직도 미답지인 영주산을 떠올렸다.
하나는 싱거우니 가는 길에 부대오름, 부소오름, 민오름을 오르고 마지막으로 영주산을 다녀오면 되겠다.
부대오름은 초반부터 삼나무가 찾는 이들을 반겨준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였지만, 오름에 들어오니 바람부는 줄 모르겠더라.
부대오름은 바람부는 날에 찾는 오름?
걷는 길이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편안하다.
하지만, 부대오름은 조망이 없다. 오름으로써 치명적인 약점이다.
부대오름에 오는 사람은 분명 제주도민일 것이다.
그것도 오름을 아주 사랑하는, 370여개의 오름을 다 올라보겠다는 포부를 가진 사람일 것이다.
오름에서 조릿대를 만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내려가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정신줄 놓으면 엉덩방아를 찧을 수가 있다.
이곳이 부대오름 날머리다.
날머리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이렇게 부소오름이 보인다.
부대오름에 온 사람 열이면 아홉이 부소오름을 오르지 않을까.
부대오름쪽에서 바라본 부소오름 전경이다.
부소오름쪽에서 바라본 부대오름 전경이다.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삼나무가 보이면 부대오름이고, 소나무가 보이면 부소오름이다.
부대오름에서 부소오름쪽으로 걸어 오다보면 길 하나가 나오는데,
우틀해야 부소오름 입구로 갈 수 있다.
우틀하면 이런 길이 나오고,
조금 더 걸어가면 부소오름 입구를 만나게 된다.
부대오름 찾아오는 사람들 중 열에 다섯은 아마도 민오름까지 가지 않을까.
민오름까지 가려면 이곳으로 원점 회귀해야 한다. 그리고 부대오름 날머리쪽으로 다시 가야 한다.
원점회귀하며면,
이곳에서 1코스쪽으로 올라 부소오름 정상을 찍고, 다시 쭈욱 내려오다 만나는 1코스, 2코스 분기점에서
2코스로 방향을 틀면 바로 이점으로 나오게 된다.
부대오름은 삼나무길이고, 부소오름은 소나무길이다.
계속해서 소나무가 방문객을 반긴다.
부소오름도 조망이 없긴 매한가지.
이곳이 정상인듯 싶다.
이곳이 바로 1, 2코스 분기점이다. 2코스쪽으로 내려가면 원점회귀하게 된다.
2코스쪽으로 방향을 틀면 이런 길이 나오고,
더 가다보면 이런 삼나무길도 만나게 된다.
계속 걷다보면 좀 전에 들렸던 부소오름 들머리가 나오고 다시 부대오름 날머리쪽으로 걸어가서
좌틀하면 이런 길이 나온다.
얼마쯤 걸어가다보면 민오름이 보이고,
이 풍경이 보이는 곳에서 우틀하여 계속 걸어간다.
이쯤에서 큰 도로가 나오고,
나온 쪽에서 본 왼쪽 방향으로 걸어가면
민오름 앞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말들을 만날 수 있다.
제주 조랑말과 인사 함 나누고 민오름쪽으로 쭈욱 걸어들어 가야 한다.
친절하게 민오름 표식, 그러거 없다.
가다가 뒤돌아보면 부대오름이 보인다.
가족 공동묘지가 보이면 잘 들어온 것이다.
조금 더 가면 드디어 삼나무가 보이고,
드디어 여기가 민오름 들머리다. 아쉽게도 여기도 민오름 표식이 없다.
들어가면 늘씬한 삼나무 미녀들이 도열해서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등로가 잘 정비되어 있지 않다. 경사도 제법 있다.
계속 올라오면 정상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정상에서 좀 전에 들렸을 부대오름, 그 뒤로 부소오름이 보이고,
그 옆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너무나 유명한 오름, 거문오름이 떡하니 서있다.
또한 정상에서는 우진제비오름, 윗밤오름, 알밤오름을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다.
나에게는 다 미답지인 오름이다. 조만간 가볼 예정이다.
민오름에 오른 후 다시 좀전에 도로로 나와 좌틀하던 그 지점으로 와서
이번에는 반대편으로 쭈욱 걸어 오다보면 부대오름 들머리 입구로 올 수 있다.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오늘의 주목적지인 영주산으로 향한다.
네비를 켜니 부대오름에서 약 12키로인 거리에 영주산이 있다고 나온다.
성읍마을에 다다르니 길 건너편에 큼지막한 돌에 영주산 입구라는 글씨가 쓰여있는 표식을 보았지만
네비가 무시하고 가길래 나도 무시했더니 네비가 나를 영 이상한 곳에 모시고 왔더라.
다시 빽해서 좀 전에 보았던 표식쪽으로 들어가서 좁을 길을 좀 더 올라가니,
이렇게 넓은 주차장이 있었다.
영주산은 좀 전의 오름들과는 클라스가 달랐다.
저 철제계단에 올라서면 영주산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아름다운 기계음성이 울린다.
들어서니 역시나 제주 오름다운 전형적인 풍경이 나온다.
입장료도 없고, 오르기도 편하고, 대충 찍어도 인생샷 나오는 제주의 유명 오름은 인기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사람이 많이 오면 오름은 훼손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인기가 많은 새별오름과 용눈이오름은 그 훼손 정도가 심각하여 휴식년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영주산도 상처가 제법 난 것을 보니 인기가 많은가 보다.
이런 능선길 참 좋다.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아련하게 보인다.
백약이 오름, 높은 오름, 좌보미 오름도 보인다.
영주산의 자랑, 성읍저수지도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그동안 여러 오름에서 조망했던 성읍저수지, 가장 가까이서 바라본다.
구름속에 가려지긴 했어도 한라산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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