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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

올레 11코스 (2021. 03. 06)

친구랑 볼레오름 등을 가기 위해 아침 8시30분에 우리 집 앞에서 만났다.

한라산을 바라보니 날씨가 별로다. 

볼레오름은 너무나 탐방하고 싶은 오름이지만 통제하는 오름이라 양심상 딱 한번만 가야하는 오름이기도 해서

가급적 조망이 좋은 날 가고 싶어서 다음을 기약하기로 한다.

그럼 어디를 갈까?

그래 신평곶자왈 가서 백서향 향기에 함 취해보자.

우리는 모슬포로 차를 몰았다.

 

올레11코스는 모슬포하모체육공원에서 출발해 무릉 외갓집까지 17.3km를 걷게 된다.

대정이 마늘 주산지라 마늘밭을 수도 없이 보게되고, 

제주의 오름 중에 가장 많은 묘를 볼 수 있는 모슬봉을 오르게 된다.

 

가다가 이 지점에서 막걸리 한잔한다.

 

 

 

친구가 이 조망에 감탄을 한다. 친구는 모슬봉이 처음이란다.

단산을 한라산과 산방산을 뒤로 하여 보는 이 풍광이 너무가 감동스럽다고.

 

 

 

산방산, 단산 그리고 형제섬이 멋있게 보인다.

 

 

 

대정사람들은 다 모슬봉에 묻히나 보다.

풍수지리적으로도 모슬봉은 명당이라고 한다.

 

 

 

모슬봉 정상에 중간 스탬프가 있다.

 

 

 

 

 

 

 

다산 정약용의 아버지 정재원은 부인이 3명이였다.

첫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큰아들이 정약현이고, 둘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이다.

정약현의 큰딸이 정난주이고, 그의 남편이 황사영이다.

 

순조 1년(1801) 신유박해가 시작되자 가톨릭 신자 황사영은 동료들과 충청도 제천의 토굴로 피신한다.

그곳에서 황사영은 비단에 1만 3천여 자의 장문의 글을 쓴다.

청나라에 있던 구베아 주교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관군에 발격되게 된다.

이것이 이른바 '황사영 백서사건'이다.

 

황사영은 조선에서 천주교 신앙의 자유를 위해 크게 세 가지 방안을 백서에 제시한다.

청나라 황제가 조선을 압박할 것, 

국경지역 안주에 무안사를 설치해 청나라가 조선을 통치할 것,

서양의 큰 배 수백척에 5-6만 명의 군사를 보내 조선을 압박해 달라는 것으로...

 

나중에 백서의 내용을 불어로 번역했던 프랑스 출신의 뮈텔 신부도

'황사영의 백서에 나타난 방안이 너무나 위험천만한 것이고, 음모 대부분이 공상적이며 조선정부가 황사영을 

엄벌한 것도 이해할 수 있다'고 얘기하였을 정도로 너무나 충격적인 내용이였다. 

 

결국 황사영은 역모로 몰려 처형당하고, 아내 정난주는 제주로 유배된다. 

 

 

 

정난주는 유배를 가던 도중 젖먹이 아들 '황경한'이 평생 노비로 사는 것을 피하고자 

추자도 예초리 바닷가 바위 위에 핏덩이 자식을 두고 오는 어마무시한 일을 감행한다.

다행히 그 핏덩이 자식은 오씨 집안 사람에게 발견되어 그 집에서 성장하게 되고,

정난주는 제주도 대정으로 끌려가서 관비의 쓰라린 유배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대정에서 정난주는 그녀의 학식과 교양 그리고 천주교를 향한 변함없는 마음으로 매일 기도를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황경한은 추자에서 평생 눈물이 마를 날이 없을 정도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살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의 노력은 주변 사람들의 믿음과 신뢰로 돌아와 나중에는 '서울 할망'으로 존경받기에 이르게 되고

그녀가 죽자 관비의 신분이였음에도 평생 그녀를 지켜왔던 이웃들에 의해 정난주는 모슬포 뒷산에 묻히게 된다.

그녀의 무덤은 1977년에 순교자 묘역으로 단장되었다가 

1994년에는 제주 신자들의 염원을 담은 '대정성지'로 조성되었다.

 

 

 

신평-무릉 곶자왈은 올레 11코스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곶자왈지대는 토양의 발달이 빈약하고 크고 작은 자갈과 바위들로 이루어져 과거부터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불모지로 자연스럽게 숲이 형성된 곳이다.

지질적인 특성으로 아무리 비가 많이 내려도 빗물이 지하로 스미어 제주의 지하수를 함양하는데 중요한 역활을 

할 뿐 아니라 한 겨울에도 푸른 숲을 자랑하면서 제주 생태계의 허파로 불린다.

지질 및 지형적인 특성으로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유지될 수 있는 미기후환경을 지니면서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이 공생하고 있다.

광량이 적고 바람이 영향을 받지 않는 함몰지엔 습도가 높아 초본식물이 자라기에 적합하여 곶자왈의 바위층엔

이끼가 덮여 있고 습도가 높은 지역엔 고사리 같은 양치식물이 무성하게 자란다.

 

특히 2-3월 제주 곶자왈에 들어서면 백서향이 그윽한 향기를 내뿜우며 봄을 알린다.

백서향은 꽃에서 좋은 향기가 나서 천리향으로도 불린운다.

 

제주 백서향

 

제주 곶자왈에서 

꽃보다 먼저 향기로 말을 거는 

꽃을 만났다.

 

어디선가 원시의 북소리

둥둥둥 들려올 것만 같은

그늘진 숲속 

함초롬히 피어 있던 

제주 백서향

 

사람의 발길 닿지 않는 

곶자왈의 빈 틈을 

가만가만 향기로 메우고 있었다.         - 백승훈 시인-

 

 

 

 

 

 

 

무릉곶자왈에 있는 너른 평지를 정개왓광장이라고 한다.

정개왓은 정씨의 밭이라는 뜻으로, 지붕을 잇는데 쓰는 띠(새)를 이곳에서 경작했다고 한다.

 

 

 

백서향은 직사광선을 싫어하는 음지식물이라 제주 곶자왈에서만 볼 수 있다.

제주의 봄을 마중나오고 싶으면 2월에 올레11코스로 오면 된다.

 

 

 

매화꽃.

 

 

 

 

 

 

 

 

 

 

 

 

 

 

 

제주 동네 마당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나스미깡.

 

 

 

개나리꽃.

 

 

 

하얀 목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