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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

올레18코스 (2021. 04. 03)

이번 주말도 전국 비예보 ㅠㅠ

토요일 오전에 내리던 비가 오후되니 그칠 기미를 보여 무작정 우산 하나 들고 집을 나선다. 

삼양해수욕장까지만 왕복으로 다녀올까 하다가 걷다보니 어느덧 조천만세동산에 도착해버렸다.

 

 

 

올레 18코스는 19.8km...제법 먼거리다.

 

 

 

우암 송시열을 비롯한 5명의 현인을 모시고 있는 오현단을 먼저 지난다.

고등학교 교련 시험에서 오현이 누구인지를 적는 시험 문제를 마주한 적이 있었다. 

그 시절, '차려자세의 목적'...'경례의 목적' 등을 암기하곤 했었고,

총검술을 군대 훈련소에서 보다도 더 연마했던 기억이...

 

 

 

 

귤림서원은 제주도에 있었던 서원이다. 

선조11년(1578년) 제주목의 판관 조인후가 김정을 기려 제사지낼 충암묘를 건립한 것이 최초이다.

이후 효종6년(1658년) 제주목사 이회가 장수당을 세워 제사와 교육을 두루 겸하는 서원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숙종8년(1682년) 예량 안건지를 파견하여 귤림서원이라는 액호를 사액하여 사액 사원이 되었다.

고종8년(1871년) 흥선대원군의 사원 철폐령에 따라 훼철되었고,  고종29년(1892년) 서원에서 모시던 5명의 위폐를 대신하여 조두석을 세워 오현단을 설치하였다.   -위키백과-

 

사진은 2004년에 복원한 귤림서원의 모습.

 

 

 

사진은 장수당.

 

 

 

 

 

 

 

 

산지천은 조선시대때 제주읍성 안에 있던 유일한 하천으로, 이곳은 제주의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는 장소였다.

옛날에는 산치천 하류인 산지포구에서 고기잡이 배가 불을 켜고 줄을 지어 나가는 모습이 아름다워 '산포조어'라 하여

영주10경의 하나이기도 하였다.

제주의 해상관문이기도 한 산지천이 한때는 제주 상권의 중심지여서

1960년대에는 산지천 주변에 주택이 밀집되면서 생활하수와 쓰레기로 오염되는 

문제가 생기자 1966년 복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복개 이후에도 오염문제가 계속 생기면서 1996년도에 들어서는 산치천을 문화와 역사의 정취가 살아있는 옛 모습으로 되살리자는 시민의 뜻을 모아 2002년 6월에 맑은 물이 흐르는 현재의 산치천으로 복원했다.

 

 

 

복원은 너무나 잘되서 도민들의 휴식처로 손색이 없는데 안타깝게도 산지천에 사람들이 없다.

청계천에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산지천에는 사람들이 없을까.

바로 옆 동문시장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한데...

공무원님들 그 이유를 좀 연구해 봅시다.

 

 

 

'오름나그네'의 저자 김종철은 한라산을 천번이상 올랐다고 하는데...

난 아마도 사라봉을 천번이상은 오를 듯하다.

올레18코스는 제주시의 대표오름 사라봉을 오르게 한다.

 

 

 

사라봉 정상에 서면 도두봉이 조망된다.

 

 

 

 

조망은 사라봉보다 별도봉이 더 좋은데,

별도봉은 정상은 오르지 않고 측면을 거쳐가게 된다.

 

 

 

 

별도봉의 명물, 애기업은 돌의 모습.

 

 

 

 

 

 

 

 

최근 별도봉 야자수매트가 새 것으로 교체되었다.

 

 

 

 

제주 4.3의 아픈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화북 곤흘동 마을 주변.

 

 

 

한적한 화북 바닷가의 모습.

 

 

 

 

 

 

 

별도연대.

직선거리 동태 관찰과 해안 경계를 감시하는 연변봉수의 기능을 겸하였었다.

 

 

 

원당봉과 삼양발전소.

열심히 걷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내 또래 한 남자가 나를 쳐다본다. 동시에 나도 그를 쳐다본다.

올만에 보는 고교동창이였다. 

난 올레길을 걷는 중이였고, 친구는 삼양발전소에 출근, 짬내서 러닝중이였던 거.

그래 우리 나이는 열심히 운동해야지.

 

 

 

 

 

 

 

 

 

 

 

검은모레로 유명한 삼양해수욕장.

 

 

 

 

 

 

 

 

 

 

 

삼양에 사는 사람들이 신촌마을에 제사(제주말로 시께)가 있으면 시께 먹으래 다녔던 길.

지금은 포장되어 차가 수시로 다닌다.

 

 

 

흙을 바라보니 마음이 정화된다.

 

 

 

올해도 코로나가 진정되지않아 가파도 청보리축제가 취소되었다.

굳이 가파도를 가지 않더라도 올레18코스에서는 후레쉬한 청보리 모습을 볼 수 있다.

 

 

 

 

 

 

 

 

 

 

 

 

 

 

 

닭머르해안가에는 역시나 조사님들이 많이 있었다.

 

 

 

닭머르해안은 18코스의 핵심포인트다. 

일몰의 명소로 유명하다.

 

 

 

 

 

 

 

오래도록 보존되어졌으면 좋겠다.

닭모르해안보다 18코스의 가치를 더 높혀주는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신촌포구.

 

 

 

대섬에 들어선다.

신촌리와 조천리의 경계에 있는 대섬은 '점성이 낮아 넓은 지역으로 퍼지면서 흘러내린 용암류가 표면만 살짝

굳어져 평평하게 만들어진 지형이 특징'으로 제주도 내에서 지질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한다.

철새도래지이자 희귀식물 보고인 대섬일대는 절대보전지역이다. 법에 의해 개발행위가 원천적으로 금지된 곳이다.

 

 

그런데, 2018년에

돈벌이에 눈이 먼 한 간 큰 조경업자가 이곳 대섬을 사설관광지로 불법개발하다가 적발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알고보니 이 대섬이 한양대학교 한양학원 소유여서

'한양대가 왜 대섬에 올레길을 만들까요'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며 언론이 요란을 떨었지만,

수사해보니 한양학원은 아무런 혐의가 없었고, 조경업자가 한양 자산관리단 제주사업소장과 공모하여

불법개발한 후 임대를 받으려 했다는 사실이 들어난 것.

암튼 업자들은 애초에 불가능이 없나봄.

 

지금은 원상복구되어 이처럼 황량한 모습.

 

 

 

 

대섬과 조천을 이어주는 길이 바다 한가운데에 나 있어 멋진 풍경을 보여주지만,

 

 

 

이 길로 인해 호수처럼 막혀버린 바다는 생명력을 잃고 있다.

 

 

 

 

 

 

 

나이 먹으면 이런 집에 살아도 좋을 듯.

 

 

 

올레18코스에는 정말 올레스러운 길이 많다.

 

 

 

 

 

 

 

 

 

 

 

연북정은 유배되어 온 사람들이 제주의 관문인 이곳에서 한양의 기쁜 소식을 기다리면서 북녘의 임금에

대한 사모의 충정을 보낸다 하여 붙인 이름이라는 얘기는 제주가 유배지라 그럴싸하게 다가오지만

연북정이 망루의 목적을 하는 군사시설임을 상기할 때 택도 없는 얘기다.

제주에 파견된 관리들이 중앙정부 즉, 임금에게 드러낸 충성심에서 연북이라고 지었다는 설이 올바르다.

좀 더 세속적으로 얘기하면 저를 빨랑 좋은 곳으로 보내달라는 맘이 담겨 있다하겠다.

 

 

 

조천포구의 한가한 모습.

 

 

 

해질녘 조천포구에 오면 참 좋다.

그래서 올레18코스는 오후에 돌라고 권하고 싶다.

 

 

 

 

 

 

 

 

 

 

 

 

 

 

 

오늘도 잘 걸었다. 

조금 더웠지만, 그래도 걷기에 좋은 날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