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

광주의 명산, 무등산 산행 (2021. 10. 23)

제주공항에서 광주의 명산 무등산 찾아가는 것은 매우 쉽다.

우선 광주공항에 도착해서 지하철을 타고 문화전당역에 내린다. 공항역에서 20분 걸린다.

5번 출구로 나와 1187번 버스를 타고 원효사까지 오면 끝. 버스는 32분 정도 걸린다.

100대명산 중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산이다. 제주공항에서 출발한다고 할때...

무등산 높이가 1,187m다. 그래서 버스 번호도 1187번.

그렇다. 무등산은 1,000m가 넘는 거산이다. 우리나라에 1,000m가 넘는 산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지만 광주 사람들은 무등산을 동네 뒷산 취급한다.

중딩 고딩들 피시방 가다가 질리면 10,000원을 꼭 쥐고 무등산 산행한 후 산 밑 음식점에서 밥먹고 놀다가

헤어지곤 하고, 혈기왕성한 고딩들은 체력 자랑 한답시고 중머리재나 서석대, 입석대까지 타임어택 기록을 끊는 것으로 경쟁하기도 한단다.

그리고 왕년에는 초, 중, 고등학생들의 봄, 가을 소풍을 거이 다 무등산으로 갔었다고 한다.

 

동네 뒷산 취급을 만만함으로 오해하면 안된다.

그랬으면 전성기때 몸만 풀어도 상대편 감독이 경기를 포기할 정도였던 선동열의 별명이

'무등산폭격기'로 지워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광주사람들은 무등산은 '광주의 모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너무나 가까이 있고 뗄레야 뗄 수 없는 친숙한 그런 존재가 무등산인 것이다.

 

암튼, 나는 1187번 버스타고 원효사로 왔다.

아침을 안먹어 배가 고파 저기 매점에서 사발면과 김밥 한줄을 먹는다.

역시 사발면은 산에 올라가서 먹어야지 산 아래서는 맛이 없다.

건 그렇고, 2016년 12월 2일에 무등산을 다녀왔는데 다시 찾은 이유는?

 

 

 

 

 

낼 지리산 반야봉을 가려고 계획을 세우다보니 광주공항를 찾게 되었고,

저렴한 표를 집착한 죄로 일찍 출발하니 남는 건 시간인 상황이 발생한지라

나도 동네 뒷산가는 심정으로 무등산에 오게 되었다.

 

 

 

 

 

왔지만 낼 산행을 의식 안할 수가 없는지라 정상(서석대) 최단 코스 들머리가 '무등산옛길'이라고 해서

이곳으로 오게 된 것. 여기서 출발하면 1시간 30분정도면 정상에 갈 수 있다고 한다.

 

원효사 코스는 무등산 깊숙히 버스를 타고 들어가는 만큼 비교적 힘을 덜 들이고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1시 20분, 느긋한 맘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원효사에서 서석대까지 4.2km의 무등산 옛길 2구간은

경사가 완만해 도심에서부터 남녀노소 모두 편안하게 평지를 걷듯 1천m까지 오를 수 있고,

숲이 조성돼 햇빛에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공적인 포장길이 없는 흙으로만 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나도 오늘은 내일을 생각해서 최대한 천천히 걸을 생각이다.

 

 

 

 

 

 

 

 

 

 

 

무등산의 핵심 들머리는 '증심사'쪽이다. 

나도 처음 올 적에는 증심사에서 출발하였다. 

중머리재, 장불재, 입석대를 거쳐 정상인 서석대에 오른 후 중봉, 중머리재를 거쳐 다시 증심사로 하산하였었다.

 

 

 

 

 

 

2009년에 개방된 무등산 옛길 2구간은 

물소리와 바람소리, 새소리가 어우러지고 생태적으로 안정되 무아지경으로 빠져들게 한다는 뜻에서

'무아지경길'로도 불리운다.

 

 

 

 

 

사진만 보면 산길이 아니라 둘레길처럼 보인다.

 

 

 

 

 

드디어 조망이 조금씩 터지는 것을 보니 '목교'가 이제 거이 다 왔나보다.

 

 

 

 

 

여기가 원효사에서 3.5km 떨어져 있는 '목교'라는 곳이다.

원효사에서 목교까지는 그야말로 편안한 길이다. 목교에 다다라서 약간의 경사진 곳이 있을 뿐이다.

 

 

 

 

 

목교에 도착하면 시원한 조망이 터지기 시작한다.

 

 

 

 

 

 

우선 아름다운 중봉의 모습이 들어온다.

이제 정상 서석대까지는 0.5km를 더 가야하는데, 급경사의 돌계단으로 조금 힘든 구간이다.

 

 

 

 

 

올라가다 보면 조망이 트이는 곳이 나타난다.

 

 

 

 

 

 

 

 

 

 

 

다시 중봉과 광주시내를 함 바라본다.

 

 

 

 

 

이번에는 광각으로....

 

 

 

 

 

무등산 중턱에서는 여러 통신 관련 시설이 들어서 있다.

특히, 광주와 전남 지역의 방송 송출을 위한 송신소가 무등산에 집결되어 있다.

 

 

 

 

 

조금만 더 가면 무등산의 명물 서석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타난다.

 

서석대는 해발 1,050-1,100m에 위치하고 있다.

87-85백만 년 전 화산분출에 의해 만들어진 석영안산암질 응회암이 11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를 거쳐 지표에 

노출되기 시작하고 긴 시간 비바람을 맞으며 현재의 수려한 주상절리와 주변의 너덜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무등산이 예로부터 서석산이라 이곳 전망대에서는 무등산이 광주를 품 듯 시가지의 전경과 멀리 월출산을 조망할 수 

있고 해질녘 서석대에 비치는 노을이 장관을 이룬다.

 

 

 

 

 

무등산을 상징하는 자연물로는 서석대뿐만 아니라 입석대도 있다.

1,000m가 넘는 고지대에 풍화작용으로 인해 만들어진 주상절리가 있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사례이기 

때문에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되어 있다.

 

 

 

 

 

올라가면서 바라본 정상, 천왕봉(1,187m)의 모습.

 

군부대(공군 방공포대)가 위치하고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고 있다.

1년에 단 두 번만 개방을 하는데, 그마저도 천왕봉 바로 옆에 있는 지왕봉 옆의 안내소까지만 개방을 한다.

 

 

 

 

 

 

12시 50분,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천천히 걸었더니 진짜 1시간 30분 걸렸다.

 

 

 

 

 

정상석 인증을 위해 줄서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천왕봉, 지왕봉의 아름다운 모습.

 

 

 

 

 

정상에서 바라본 중봉과 광주시내의 모습.

광주 시내가 무등산에서 가까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상에서 한가로이 쉬고 있는 산객들.

 

 

 

 

 

천왕봉 등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서석대가 사실상 정상 역활을 하고 있다.

2016년에 한바있으니 오늘 정상 인증은 패스. 줄이 제법 길었다.

 

'무등'이란 말은 불교용어로, 평등이 크게 이루어져 평등이란 말조차 사라진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다만, 처음부터 이렇게 이름지어졌다기 보다는 광주의 옛이름인 듯한 '무들'을 임차하면서 뜻 좋은 이름을 붙이기 위해

불교용어 무등을 차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암튼, 이름 잘지었다.

그리고, 한라산 정상석 만큼이나 무등산 정상적이 참 맘에 든다.

 

무등산은 1972년 5월 22일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25년만인 2013년 3월 5일 국립공원 제21호로 지정되었다.

 

 

 

 

다시 목교로 내려왔고,

 

 

 

 

 

이제 중봉으로 향한다.

가을 억새와 어우러진 중봉의 모습이 꼭 제주의 오름처럼 너무 아름답다.

 

 

 

 

 

 

 

 

 

 

중봉을 향하는 길이 정말 가을에 잘 어울린다.

얼마전 다녀온 지리산 연하선경에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 아닌가.

무등산은 산정 부군의 암석 노출지를 제외하면 완경사의 토산을 이루고 있다.

 

 

 

 

 

 

중봉을 오르면서 뒤를 돌아보면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정상을 오르면서 바라보는 중봉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중봉을 오르면서 뒤돌아보는 천왕봉과 서석대의 모습도 끝내준다.

 

진짜 무등산은 어머니같은 산이다.

 

 

 

 

이래서 무등산은 중봉쪽으로 하산을 해야한다.

 

 

 

 

 

중봉 정상 부근에는 사람들이 적당히 있었다.

여기선 내 사진 한장 찍어줄 사람이 있겠지.

 

 

 

 

 

 

 

 

 

 

 

와....너무 멋있다.

내가 아닌 중봉 정상석이 말이다.

 

 

 

 

 

두분, 완전 로얄석을 차지했다.

 

 

 

 

 

광주에 무등산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자 이제 저 이쁜 길을 따라서 내려가 보자.

 

 

 

 

 

 

 

 

 

 

 

무등산은 쉬어갈 곳이 너무나 많구나.

 

 

 

 

 

중봉 하단 삼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용추봉.

삼광대라고도 부르는 이곳은 기암괴석들이 절경을 이룬다.

 

 

 

 

 

멀리 중머리재를 함 땡겨본다.

노인들은 저기 중머리재까지만 오시는 경우도 많단다. 

 

 

 

 

 

증심사에서 중머리재로 오면 이렇게 두 갈래길이 나온다.

왼쪽으로는 중봉, 오른쪽으로는 장불재로 가는 길이다.

 

 

 

 

 

중머리재에 오니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저기 젊은 두분이 사진을 부탁해서 찍어 주었고,

 

 

 

 

 

나도 한장 부탁했다.

 

중머리재는 무등산 등산객 70%정도가 거쳐가는, 무등산 산행의 중심 허브와 같은 곳이다.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모습이 마치 스님 머리와 같다하여 중머리재라 부른다고 한다.

 

 

 

 

 

당산나무.

 

당산나무란 마을지킴이로써 신이 깃들어 있다고 여겨 모셔지는 신격화된 나무를 말한다.

이 느티나무는 신림마을 당산나무로 수령이 약 500여년 된 고목이며 예전에는 나무주변으로 보리밥집이 있어

이곳을 지나는 이들이 요기를 하고 쉬어 가는 곳이였다.

 

이 장소는 2007년 5월 19일 고 노무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최초로

무등산의 대표적인 탐방로(증심사 입구-장불재, 3.5km)를 오르면서 산행 중인 사람들과 따뜻한 인사를 나누며 

쉬었던 곳이다.

이 길은 시민의 제안으로 도립공원 당시 '무등산 노무현길'로 명명되었다.

 

 

 

 

 

증심사 일주문.

 

 

 

 

 

증심사 입구.

 

 

 

 

 

 

 

 

 

 

 

증심교.

 

 

 

 

 

근데, 갑자기 생각나서 하는 말...

얼마전 권양숙 여사가 '이재명 후보가 남편을 가장 많이 닮았다'는 얘길했는데,

과연 우리나라 국민 중 몇 %나 그 얘기에 공감을 할지 난 그것이 궁금하다.

 

 

 

 

 

 

 

 

 

 

 

내가 무등산 두 번씩이나 와서 느낀 점...

서석대 정상석 , 중봉 정상석, 무등산 입구석, 그 글씨들이 다 하나같이 너무 이쁘다는 거.

다른 지자체들, 정상석 새로 만들 때 참고 좀 하세요들. 진짜 영 아닌 정상석들이 너무 많아서 하는 말.

 

또 하나 인상깊었던 점...

증심사 쪽에는 확실히 등산 인프라가 잘 되어 있어서, 등산용품 파는 곳과 식당들이 참 많았다.

마침 배가 고파서 한 식당에 들러 점심을 해결했는데, 가격이 너무 저렴했다.

비빕국수가 4천 5백원, 머릿고기가 6천원.

특히 소주, 맥주가 3천 5백원이여서 깜놀했음.  제주는 요즘 5천원이 대센대...

 

 

 

 

무등산 산행 끝마치고 내일 지리산 반야봉 산행을 위해,

광주유스퀘어터미널에서 17시 15분 버스를 타고 구례공영버스터미널에 18시 45분에 도착했다.

 

낼 장거리 산행을 위해 광주터미널에서 세척사과를 사려고 했다. 

난 이미 알고 있다. L사가 제일 맛있고, C사는 그다음, S사는 제일 맛이 없다는 사실을.

그래서 왠만하면 S사 꺼는 안산다.

광주터미널 안에 편의점이 3개나 있다. 근데 다 S사. 거참! 그래 구례에서 사자.

구례에 내리자 내 눈에 들어오는 저 S사 마크. 뭔가 조짐이 안좋았다.

어렵사리 C사, L사를 찾아서 가보았지만, 사과는 없었다.

큰 마트가 보여 거기까지 가본다. 낱개로 파는 사과가 없네.

애썼지만 결국 사과를 못샀고, 내 맘은 불안해졌다.

낼 버스를 체크하기 위해 터미널로 다시 왔다. 시간표를 확인하는 순간 완전 멘붕!!!

03시 40분이 02시 40분으로 바뀌어 있었다.

과연 낼 계획대로 산행을 마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