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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대 명산

지리산 반야봉 (130대명산 99좌, 2021. 10.24)

블랙야크 100대명산인 지리산 반야봉을 다녀오려고 지난 주에 이어 다시 지리산을 찾는다.

제주에서 지리산 반야봉을 다녀오려면, 광주공항을 거쳐 구례로 오는 것이 좋다.

내 계획은 이랬다.

(1) 10월 23일(토),  08시 35분 비행기 타고 광주공항에 도착, 무등산 산행을 하고,

(2) 광주터미널 발 17시 15분 버스타고 구례터미널에 도착해서 1박하고,

(3) 10월 24일(일) 지리산 반야봉 산행을 한다. 

    코스는 성삼재 - 노고단 - 반야봉 - 뱀사골 - 반선, 거리는 대략 20km

(4) 반선(13시 45분) - 인월 (14시 15분), 인월 (14시 30분) - 함양 (15시), 함양 (16시) - 부산서부 (17시50분)    

(5) 김해공항에서 19시 15분 제주행 비행기를 탄다.

 

이 계획이 가능했던 이유는 구례에서 성삼재 가는 첫 버스가 03시 40분에 있었기 때문.

보통 첫차가 6-7시대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랬다면 난 저 계획을 짤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구례에 도착해보니 03시 40분 버스가 02시 40분으로 바꿔져 있어서 난 크게 당황을 하게 된다.

이번 산행의 포인트는 물론 반야봉이지만, 노고단도 처음인지라 노고단 일출을 꼭 보고 싶었다.

 

이 정도 산행을 위해 02시에 기상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무지 못마땅했지만, 어쪄랴...

터미널로 투벅투벅 걸어오면서 오늘도 홀로 외롭게 버스를 타고 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버스에 올라서는 순간, 무려 8명이나 앉아 있었다. 아니 당신들 잠도 없소!!!

카드를 찍으려고 하는데 매표를 해야한단다. 

자동발매기로 와서 'ㅅ'을 터치한다. 나의 목적지는 성삼재니까. 근데 성삼재가 뜨질 않네 

'우씨....이거 왜 안돼...' 궁시렁대고 있는데, 담배피러 나왔던 한 산객이 와서 조용히 터치를 해준다. 

나의 목적지는 정확히 노고단(성삼재),  'ㄴ'을 터치해야 했던거. 아...제주도 촌놈, 잘 좀 하자.

 

03시 15분, 성삼재에 도착한다.

시간이 어~엄~청 남는 관계로 편의점에 들려 어슬렁거린다.

혹시나 세척사과가 있나 찾아보았으나 역시 없었다.

 

 

 

 

 

나를 성삼재까지 태워다준 고마운 버스.

버스요금은 5천원, 택시비는 4만원.

 

 

 

 

 

밍기적거리다가 03시 30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일단 노고단고개까지 2.6km를 가야 한다. 

성중종주하는 이들은 성삼재에서 무려 28.1km나 떨어져 있는 천왕봉을 올라야 한다.

사실, 2시에 기상을 했으면, 성중종주를 해야하는 거였다. 이번에야 알았다. 

그래서 이번 산행은 왠지 많이 아쉽다.

내년엔 꼭 나도 도전해보고 싶다.

 

 

 

 

 

04시 10분,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했다.

최대한 천천히 걸었다. 

 

 

 

 

 

04시 23분, 노고단 고개에 왔다.

저 문이 열려야 노고단 정상까지 갈 수 있는데, 05시에 개방된다.

노고단 정상은 한라산 정상처럼 탐방예약을 해야만 갈 수 있다. 

나도 국립공원관리공단 회원가입하고 노고단 정상 탐방예약을 하고 왔다.

3명 일행이 나보다 먼저 올라와 있었고, 국공 직원은 나 다음 올라와서 05시 입장객 맞을 준비를 한다.

 

이때 내 맘은 복잡했다. 

입장은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고, 일출은 장장 2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인지라...

그래...입장해서 노고단 정상만 밟고, 일출은 포기하자.

그렇게 맘을 먹고 있었는데...

 

 

 

 

 

'천왕봉 가는길'이라고 쓰여진 곳에 몇 사람이 모여 있었다.

그 중 2명의 입에서 '뱀사골'이란 단어가 튀어나오는 것이였다.

난 그때야 저쪽으로 가야 뱀사골을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전까지는 노고단대피소 그쪽 어딘가에 뱀사골로 가는 길이 있는줄 알았었다.

뱀사골 가시는 두분이 출발을 한다. 나도 모르게 그들을 쫓아갔다. 칡흑같은 어둠의 길, 혼자 가긴 싫었다.

그렇게해서 노고단 정상은 어렵게 예약까지 하고 왔는데 물 건너 가고 말았다.

 

 

 

 

 

처음에는 나 포함 5명이 일렬로 계속 걸어갔다. 난 제일 뒤에서 그들을 쫓아갔다.

1km도 채 안가서 내 앞에 있던, 뱀사골로 하산한다던 2명이 뒤로 쳐졌다.

맨 앞에 가던 분은 다름 아닌 구례에서 나를 위해 터치해주었던 분.

그분은 피아골로 하산하신다고 했었는데 맘을 바꾸어 천왕봉으로 가시겠다고 해서

여기서 부터는 그분과 대화를 나누며 걷는다.

 

 

 

 

 

05시 45분, 임걸령 쉼터를 지난다.

 

임걸령을 지나 오르막을 오르던 그분이 자신은 볼일을 좀 보고 가겠다며 나에게 먼저 가라고 한다.

이때부터는 나 혼자 걷게 된다.

한참을 걷다가 반야봉 대신 삼도봉이 씌여있는 표시판을 보게 되어 혹 노루목을 지나쳤나하는 걱정이 밀려왔다.

다시 빽해야 되나, 아니다, 좀 기다리면 내 앞에서 걷던 그 젊은 분이 오겠지. 

그분이 와서 물어보니 노루목, 조금 더 가야한다고 한다. 그분은 천왕봉까지 간다고 한다.

 

 

 

 

 

드디어 노루목이 나왔고, 난 좌틀하여 반야봉으로, 그분은 직진하여 천왕봉으로 향했다.

노루목에서 반야봉 정상까지는 1km, 조금 힘들게 올라서야 한다.

 

 

 

 

 

오르면서 뒤를 돌아보았더니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미쳐 가지 못한 노고산 정상도 보이고,

 

 

 

 

 

일출의 기운이 느껴지는 순간이였다.

 

 

 

 

 

반야봉에서의 일출은 이 정도로...

반야봉은 일출보다는 일몰이 유명하다.

 

 

 

 

 

 

반야봉은 지리산 제2봉으로 반야봉에서 바라보는 낙조가 아름답다고 하여 

반야낙조는 지리십경의 하나로 꼽힌다.

 

 

 

 

 

지리산 제1봉 천왕봉과 지리산 주능선이 너무나 멋있게 조망되고 있다.

 

 

 

 

 

06시 40분, 지리산 반야봉에 도착하여 인증샷 한장 찍는다.

반야봉은 설악산 대청봉보다 더 높다.

 

 

 

 

 

 

 

 

 

 

 

반야봉을 내려서며 바라보는 조망이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든다.

 

 

 

 

 

 

 

 

 

 

 

노고단, 그리고 지금까지 걸어왔던 능선길이 한눈에 보였다.

 

 

 

 

 

 

 

 

 

 

 

그냥 넋놓고 마구 사진을 찍어댄다.

 

 

 

 

 

 

 

 

 

 

 

해가 이제 많이 올라왔구나.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보니 어느새 반야봉삼거리에 다시 왔다.

 

 

 

 

 

 

 

 

 

 

요즘 지리산 반달곰 개체수가 많이 늘었다고 하던데,

설마 내 앞에 나타나지는 않겠지.

 

 

 

 

 

경남, 전남, 전북의 행정구역 경계점인 삼도봉.

 

 

 

 

 

정상의 바위 봉우리가 낫의 날을 닮았다 하여 낫날봉, 또 낫날봉이 변형되어 날라리봉 등으로 불리다가

1998년 10월 8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삼각뿔 형태의 표지석을 세우면서 삼도봉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삼도봉에서 바라본 반야봉의 모습.

 

 

 

 

 

삼도봉에서 본 노고단.

 

 

 

 

 

 

 

 

 

 

 

피아골 계곡 방면.

 

 

 

 

 

이제 550개가 넘는 기나긴 테크 계단을 내려서면,

 

 

 

 

 

옛적에 남원의 산개 사람들과 하동의 화개 사람들 간에 물물교류가 있었던 화개재가 나타난다.

 

 

 

 

 

화개재에서 바라본 삼도봉과 반야봉.

 

 

 

 

 

 

 

 

 

 

 

화개재에서 반선까지는 9.2km, 버스를 타려면 10km 이상을 가야 한다.

 

 

 

 

 

 

 

 

 

 

 

 

 

 

 

 

 

광주터미널에서 세척사과를 살 수 없어서 혹시나 해서 마카롱을 몇개 사왔다.

달달하니 맛있었다.

 

 

 

 

 

 

 

 

 

 

 

08시 10분, 막차쉼터에 도착.

 

 

 

 

 

여기서 육개장과 믹스커피로 구성된 마운틴 블랙퍼스트를 먹는다.

보온병이 시원찮아 면은 많이 설었고, 커피는 미지근했다.

그래도 근사한 아침이였다.

 

 

 

 

 

 

 

 

 

 

 

 

 

 

 

 

 

여기는 간장소.

 

옛 소금 상인들이 하동 화개장터에서 화개재를 넘어오다 소금짐이 이 소에 빠져 간장이 되었다는 이야기와,

이 소의 물을 마시면 간장까지 시원해진다는 이야기 등이 전해져 간장소라 불리어 오고 있다.

 

 

 

 

 

 

 

 

 

 

 

뱀사골의 유래는 지금으로부터 약 1300여년 전 뱀사골 입구에 송림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매년 7월 백중날에 스님 한 명을 뽑아 그날 밤 신선바위에서 기도하게 하였다.

다음날이 되면 매번 스님이 사라져 사람들은 그 스님이 신선이 되어 승천하였다고 믿었다.

그러나 어느 날 한 스님이 이 이야기를 기이하게 여겨 그 해에 스님 옷자락에 독을 묻혔는데, 날이 밝은 뒤 사람들은

신선바위를 향했는데 바위에는 이무기가 죽어 있었다. 

그 동안 사라진 스님들은 이무기의 재물이였던 것이다.

이후 이 계곡의 이름은 이무기 즉, 뱀이 죽은 골짜기라는 뜻의 뱀사골이 되었고, 또한 마을사람들은 이무기의 재물이 

되었던 스님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계곡 입구 마을을 절반의 신선이라는 뜻인 '반선'이라고 불렀다.

 

옛날 석실부근에 배암사라는 절이 있어서 뱀사로 줄여서 뱀사골로 됐다는 설도 있고,

뱀소에서 유래돼 뱀사골로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지고도 있다.

 

 

 

 

 

길이 약 14km, 지리산 국립공원의 여러 계곡 중에서 가장 수려하다.

대부분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계곡을 따라 약 8km까지는 크고 작은 폭포와 연못이 연이어 있다.

소룡대, 탁용소, 뱀소, 병풍소, 포암대, 단심폭포, 간장소 등의 명소가 이어지며,

곳곳에 100여 명이 한자리에 앉을 수 있는 넓은 암반이 있다.

 

 

 

 

 

봄의 철쭉,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으로 계절에 따른 색다른 절경을 이룬다.

특히 뱀사골의 한여름은 15도 이하의 냉기를 항상 유지한다.

 

 

 

 

 

가을의 단풍은 피아골 단풍보다 더 아름답다고 한다.

이상은 다음백과에 나오는 글.

 

 

 

 

 

 

 

 

 

 

 

 

 

 

 

 

 

뱀사골 단풍은 아직 절정이 아니였다.

 

 

 

 

 

 

 

 

 

 

 

그래도 몇 군데 찍을 만한 곳도 있었다.

 

 

 

 

 

 

 

 

 

 

 

지난 주 다녀왔던 한신계곡보다 뱀사골 계곡이 더 아름다웠다.

 

 

 

 

 

 

 

 

 

 

 

 

 

 

 

 

 

제승대.

 

1,300여년전 송림사 고승인 정진스님이 불자의 애환과 시름을 대신하여 제를 올렸던 장소로

소원의 염험이 오늘까지 이어져 '제승대'라 불리어 오고 있으며,

주변의 기암, 괴석, 청류는 지리산을 찾는 탐방객의 탄성과 발길을 묶어 놓고 있다.

 

 

 

 

 

 

 

 

 

 

 

뱀사골 계곡에 언제 또 올 수 있을까.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많아 사진도 많이 찍고 풍경을 음미하며 천천히 걸었다.

 

 

 

 

 

09시 38분, 병풍소를 지난다.

 

 

 

 

 

 

 

 

 

 

 

병소.

 

병소는 웅덩이의 모양이 마치 호리병과 같이 생겼다하여 '병소'라고 불리고 있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면 가히 절경이겠다.

 

 

 

 

 

탁용소.

 

이 곳은 큰 뱀이 목욕을 한 후 허물을 벗고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하나 이 곳 암반 위에 떨어져 100여미터나

되는 자국이 생겨나고, 그 자국 위로 흐르는 물줄기가 용의 승천하는 모습과 같다하여 '탁용소'라고 한다.

 

 

 

 

 

 

 

 

 

 

 

드디어 뱀사골 탐방로가 끝이 났다.

 

 

 

 

 

바로 뱀사골 신선길이 이어진다.

 

 

 

 

 

나무 테크가 잘되어 있어서 걷기에 좋다.

 

 

 

 

 

 

 

 

 

 

 

 

 

 

 

 

 

뱀사골 신선길도 끝. 

 

 

 

 

 

안녕, 뱀사골.

10시 48분, 산행을 종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