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구봉산은 금낭정맥의 최고봉인 운장산(1,126m)과 진안의 자랑 마이산(686m)의 명성에 가려 산꾼들이외에는
찾는 이가 별로 없던 산이였다.
그러다가 2015년, 구봉산 명물 구름다리가 설치되어 등산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새롭게 주목받은
산이다.
운장산과 마이산은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이고, 구봉산은 블랙야크 지정 100대 명산이다.
구봉산은 대중교통편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진안터미널에서 들머리인 구봉산 주차장 가는 버스가 8시, 11시 30분에 있다.
주차장까지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25분 정도, 산행 시간은 대략 5시간 정도.
따라서 8시 버스를 타면 13시 48분, 11시 30분 버스를 타면 17시 18분에 구봉산 주차장에서 진안터미널 가는
버스를 충분히 탈 수 있어서 대중교통으로 구봉산을 다녀오는 것이 크게 불편하지가 않다.
나는 8시 버스를 타고 들머리인 구봉산 주차장에 8시 26분에 도착했다.
버스가 안내 방송을 안하기 때문에 초행길이라면 기사님에게 구봉산 입구에 오면 알려달라고
미리 부탁을 하면 좋다.
8시 30분, 구봉산 산행을 시작한다.
안개가 자욱해서 앞이 잘 보이질 않았다.
봉우리가 9개 있다하여 구봉산이다.
오늘 산행 코스는,
구봉산 주차장 - 구봉산 1봉 ~ 8봉 - 돈내미재 - 구봉산 정상 - 바랑재 - 구봉산 주차장.
거리는 대략 7km, 산행 시간은 대략 4시간에서 5시간 사이가 될 것같다.
거리에 비해 산행 시간이 긴데, 그 이유는 구봉산이 좀 험한 산이라 속도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산꾼들은 리본을 남긴다.
여기서 우틀하면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정상까지는 2.6km.
1봉에 다다를 때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쉼터가 나오고,
조금 더 가면 구봉산 정상, 그리고 구봉산의 명물 구름다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구봉산은 운해가 유명한 산이다.
이날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하더니 역시나 1봉에 다다르자 멋진 운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1봉을 금방 다녀온 산객이 경치가 정말 환상적이라며 빨리 가보라고 한다.
1봉의 모습.
1봉을 가면서 좌측을 본다.
구봉산에서 역대급 운해을 보게 되는 영광을 누린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광주공항에 안개가 껴서 비행기가 지연 출발했던 악운이 나에게 이런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
저기 끝에 보이는 산이 얼마 전에 육구종주를 했던 덕유산 아닌가.
적상산은 또 어디에 있나.
구봉산 1봉.
바로 앞에 2봉의 모습과 멀리 9봉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서대산 쪽 방향인가.
운무에 취하다 보니 2봉 정상석을 그냥 지나쳐 버렸다.
3봉 정상에서 바라본 2봉의 모습.
구봉산 3봉.
4봉은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야 한다.
3봉의 모습.
4봉 정상에는 구름정이라는 쉼터가 있다.
멀리 복두봉이 보이고 있다.
4봉과 5봉을 잇는 구름다리가 드디어 나타난다.
이곳에서 다행히 앞서가던 3명 일행을 만났고, 품앗이로 서로 사진을 찍어준다.
2015년에 만들어진 이 구름다리는 길이가 100m이고, 지상에서 47m의 높이에 있으며,
최대 150명이 한꺼번에 지나갈 수 있단다.
이 구름다리 설치로 구봉산 산행이 한결 편해지고 안전해졌다. 그후로 등산객들이 구름처럼 몰려 든다.
사진에 보이는 이 분이,
청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멋진 사진을 찍어주셨다.
구름다리 위에서 바라본 4봉의 모습.
구름다리 건너오면 바로 5봉 정상석을 만날 수 있다.
쉽게 지나칠 수 있다. 나도 그냥 지나치는 것을 좀 전에 사진 찍어준 분이 알려 주셨다.
앞에는 6봉의 모습이 보이고 있고,
5봉을 내려서는 계단이 아찔하다.
저 계단을 내려오는데, 사진 찍어주신 분이 일행들에게 "응, 이거 무슨 냄새지"라고 얘기한다.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내가 방귀라도 뀌었나 생각했다.
알고보니 계단 페인트 냄새였다.
구봉산 6봉.
7봉을 올라서는 계단도 아찔하다.
근데, 이 시설물 설치공사 어찌 했을까.
7봉 계단을 올라서며 뒤돌아 본 6봉과 5봉의 모습.
구봉산 7봉.
7봉 정상에서 바라본 8봉의 모습.
구봉산 저수지가 보이고 있고, 그 옆의 마을은 양명마을.
7봉과 8봉 사이에는 조그만 구름다리가 놓여져 있다.
저 길 건널 때 은근 아찔하다. 다리가 좀 약해 보인다.
뒤돌아 본 7봉의 모습.
구봉산 8봉.
구봉산은 진안 주천면에 위치하고 있고,
아홉 개의 봉우리가 마치 설악산의 공룡능선을 축소한 형태와 비슷한 맛을 풍기고 있어
매니아층이 많은 진안의 명산이다.
8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9봉의 모습이 그야말로 우람하다.
딱봐도 오르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1봉에서 8봉까지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8봉에서 9봉 가는 길은 완전 딴 세상이다.
주차장에서 8봉까지는 전반전, 8봉에서 9봉 정상까지는 후반전, 9봉 정상에서 주차장까지는 연장전이라
생각하면 맘이 편하다.
뒤돌아 본 8봉의 모습.
여기가 돈내미재.
좌틀하면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고, 9봉 가는 길은 직진.
저기 표시판에 정상까지 0.5km라고 씌여 있는데, 그 정확성에 의문을 갖는 분들이 많다.
이제부터 9봉을 향한 본격적인 가파른 오르막이다.
그래도 이렇게 계단이 있으면 좋은데,
여기서 부터는 유격 훈련 좀 해야한다.
다시 계단이 나타나고,
아마도 구봉산을 찾는 대다수가 이 계단만 넘으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왜? 돈내미재에서 정상이 0.5km라고 씌여 있었으니까.
나도 그랬다.
그렇지만 올라서면 정상석은 보이지 않고,
두둥... 이런 광경이 떡하니 나타난다.
아마도 등력이 약하신 분들은 이 모습에 경악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보너스로 주는 이 경치를 감상하며 다시 맘을 추스려야 정상에 설 수 있다.
또다시 나타나는 급경사 계단길.
무지막지한 계단은 끝이 안보이고...
드디어 나타난 정상석.
테크를 설치해서 정상에서 편히 쉴 수는 있는데
정상석이 좀 구속된 듯하여 왠지 답답하게 느껴졌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정상에 한 부부가 쉬고 있어서 정상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 부부는 주차장에서 나를 보았다고 한다.
그 분들은 나랑 반대편으로 왔던 것. 내려서는 길을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신다.
찍사님이 이번에는 포스를 달리하라고 주문하신다.
정상에서 내려서며 바라보는 1-8봉의 풍경이 일품이다.
구봉산의 시그니쳐 풍경이라고 하겠다.
근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색감이 좀 아쉽다.
사진에서 세어보니 진짜 8개고,
4봉과 5봉 사이에 구름다리가 놓여 있고, 7봉과 8봉 사이에는 미니 다리가 설치되어 있음을 조망할 수 있다.
정상까지 포함해서 완전한 9봉.
운무에 가려 안보이던 용담호가 지금은 희미하게 보인다.
그리고 구봉산 주차장과 양명마을이 보이고 있다.
좀 더 내려오니 멋진 소나무도 만날 수 있었다.
여기는 바랑재.
이 지점에서 좌틀하여 구봉산 주차장으로 향한다.
하산하는 길이 가파르고 낙엽때문에 매우 미끄러웠다.
이쯤에서 뜬금없이 개소리가 들려서 완전 깜놀했다. 들갠가?
본능적으로 큰 돌 하나를 주어 들었다. 한동안 그 돌을 꽉 쥐고 내려왔다.
이런 풍경도 너무 아름답다.
내려서서 바라보는 구봉산의 모습도 일품이다.
교회 옆으로 나있는 이 길을 쭈욱 가서 좌틀해야 한다.
1~8봉의 모습은 위에서 보다는 아래에서 볼 때가 난 더 좋더라.
주차장으로 가면서 계속 사진을 찍게 된다.
12시 24분, 다시 구봉산 주차장으로 왔다. 산행 시간은 4시간이 채 안걸렸다.
구봉산 주차장은 의외로 넓다. 제1, 제2, 제3 주차장이 있다.
구봉산은 조망도 좋고, 오르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역대급 운무를 만났을 수 있었던 지라
이번 구봉산 산행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 하다.
버스 시간이 1시간 이상이나 남아서 주차장 옆에 있는 매점에서 라면에 먹걸리 한 잔했다.
깍두기가 너무 맛있었다. 막걸리는 조금 남겼지만, 라면은 깨끗이 먹었다.
진안터미널의 모습. 이곳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전주터미널로 갈 것이다. 대략 45분 정도 걸린다.
전주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전주역에 왔다.
전주역에서 ktx 타고 익산역, 익산역에서 다시 열차를 갈아타고 광주송정역으로 가고,
광주송정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광주공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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