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제주에 민오름이 5개가 있다는 사실은 거이 안다.
하지만, 밝은오름 또한 그렇다는 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오름을 모두 오르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진 않았지만,
오름을 자주 다니다 보니 나중에는 나도 모르게 미답지 오름을 하나 하나 지우고 있더라.
이제는 가야할 오름을 선정하는 일이 제법 어려워지던 와중에 밝은오름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동네 뒷동산처럼 보이는 저 오름이 밝은오름(상명)이다.
주변에서 바라보는 모양이 보름달처럼 환하고 반반하게 생겼다하여 밝은오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아담하긴 하지만 반반하지는 않아 보인다.
암튼...낮다. 비고가 43m란다.
근데, 놀라운 사실은,
5개의 민오름 중 봉개 민오름이 맏형인 것처럼 5개의 밝은오름 중 맏형이 바로 저 오름이란다.
다시 말하면 제가 비고가 제일 높다는 것인데...
나머지 4개의 밝은오름, 안봐도 비디오다. 그러니 내가 여지껏 몰랐던 거다.
초입의 모습.
이런 을씨년스런 분위기에서 어김없이 겪게 되는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꿩이 옆에서 파다닥 날아오른다는 사실....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이게 얼마나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는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다시 전진한다.
비고는 낮고, 길은 희미한...
그리고 사람 대신 꿩과 조우해야 하고...
아마도 남아있는 오름들이 다 그럴 것이다.
가시도 조심해야 한다.
또 다시 나타난 금오름이 여기가 한림임을 웅변하고 있다.
정물오름, 당오름, 원물오름, 도너리오름이 보였다.
올레 14-1코스에서 오르게 되는 문도지오름,
그 뒤에는 남송이오름이 보이고 있다.
그동안 오름을 오르면서 수없이 보았던 저 리본,
언제나 반갑지만 이런 오름에서는 정말 큰 힘이 된다.
아마도 저 리본의 주인공님은 분명 모든 오름을 섭렵했을 것이다.
전정가위를 지참하고 오름을 가시는 분을 본 적이 있는데,
슬기로운 오름 탐방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장면에서 전정가위는 더없이 요긴할 것이다.
이름은 모르겠으나 참 많이 보였다.
바로 옆에는 느지리오름이 위치하고 있다.
미답지인 두 오름이 보였다.
찾아보니 판포오름(좌)과 정월오름이였다. 언제가는 가게 되겠지.
한림에는 올망졸망한 오름들이 제법 있다.
내려서며 바라본 밝은오름의 모습.
이제 오늘 마지막 일정인 느지리오름으로 간다.
느지리 앞에는 주차장이 있었다.
꿩만 보다가 오늘 처음으로 사람을 만난다.
오름 표지석도 있었다.
느지리는 상명의 옛 이름이란다.
느지리오름 입구의 모습.
이 지점에서 좌틀한다.
또 좌틀.
전망대에 다다른다.
사람들이 제법 보였다. 이 오름 제법 인기있는 오름인듯...
한림의 옛 이름은 명월포다.
명월포는 그야말로 제주 상륙의 관문이였다고 할 수 있다.
삼별초 그리고 목호의 난 진압을 위한 최영장군 토벌군 모두 명월포를 들머리로 하여
제주에 들어왔으니 말이다.
해적들 노략질의 주 타킷도 명월포였을 것이다.
조선시대 이 오름 정상에는 봉수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 오름을 망오름이라 불리기도 했었다.
조선시대 제주섬을 방어하기 위한 군사시설로 9개의 진성과 25개의 봉수대, 그리고 38개의 연대를
운영하였다고 한다.
진성은 군사들이 정기적으로 주둔하던 곳이고,
연대는 횃불과 연기를 이용하여 급한 소식을 전하던 통신수단인데 주로 구릉이나 해변지역에 설치되었었다.
제주 올레길을 걷다보면 이 연대를 자주 보게 된다.
어도오름, 과오름, 고내봉.
저지오름.
올레 12코스를 빛내주는 주인공들이 보이고 있다.
수월봉, 당산봉, 차귀도.
수월봉과 당산봉에서 내려다보는 차귀도의 풍광은 사람의 넋을 빼놓을 정도다.
또한 당산봉을 내려서며 용수마을까지 이어지는 해안길은 제주 올레의 백미가 아닐 수 없다.
방금 다녀왔던 갯거리오름과 선소오름이 보이고 있다.
제주 서부지역 오름의 두 거물, 노꼬메와 바리메가 보이고 있다.
판포오름과 정월오름.
도너리오름, 문도지오름, 남송이오름.
산방산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제 분화구 둘레길을 걷는다.
봄 기운이 완연한 분화구 둘레길.
느리지오름은 와볼만한 오름이다.
금오름에는 약간 꿀리지만 그래도 한림의 대표 오름으로 손색이 없다.
조망도 좋고, 탐방로 및 주차장도 잘 정비되어 있어 여러모로 좋은 오름으로서
갖추어야 할 요건을 다 가지고 있다.
내려서며 바라본 밝은오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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