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마지막 날, 날씨가 너무 너무 좋았다.
오늘은 오랬만에 친구랑 올레길을 걷는다.
어디를 갈까 고민고민 하다가 9코스를 픽했다.
9코스는 대평포구에서 시작한다.
대평포구의 모습.
대평포구가 현재는 고깃배나 드나드는 정도이지만,
왕년에는 한가닥했던 곳이다.
당나라와 교역을 했던 곳이여서 '당포'라는 옛 이름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원이 탐라총관부를 설치했던 고려시대에는 제주 서부 중산간 지역에서 키우던 말들을 이곳에서 배에 실어
원으로 보내졌다고 한다.
대평포구에서 바라보는 박수기정,
9코스의 시그니쳐 풍경이라 할 수 있다.
형제섬과 송악산을 당겨 보았다.
군산과 한라산.
친구와 실로 오랬만에 올레길을 걸었다.
친구는 작년에 제주올레를 완주했다.
9코스가 크게 달라졌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 당연히 궁금했다.
예전에는 이 지점에서 조금 더 가다가 좌회전하여 절벽 바로 위를 걸으면서 바다 풍경을 조망했었는데...
현재는 계속 직진하여 이렇게 콘크리트길을 걷게 된다.
이 부분만 놓고 보면 예전보다 안좋아진 느낌이다.
계속 이어지는 콘크리트로.
예전에는 박수기정 볼레낭길을 따라 쭈욱 걸어오다 월라봉으로 올라섰었다.
그 지점이 지금 이 사진에 보이고 있다.
볼레낭길과 월라봉은 9코스의 핵심이였고, 큰 자랑거리였다.
근데, 그 두곳이 현재는 빠진 것이다.
뭐야 그럼 9코스 볼꺼없네?
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왜냐 바로 저 분을 새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9코스가 볼레낭길과 월라봉이 빠지고 군산과 안덕계곡이 들어오면서 길이가 좀 늘었다고
요약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군산을 향해 힘차게 걷고 있는 친구.
약천암을 지나,
산방산에 눈길도 함 주고....
여기서 우틀하면
요런 길에 들어서게 된다.
이어 이런 숲길을 걷게 되는데....
볼레낭길이 생각이 안날만큼 매우 좋았다.
친구도 군산에 올라서는 길이 좋다는 말을 몇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사실, 군산은 두 번째다.
아내랑 차를 타고 이곳까지 와서 여기서 부터 걸었던 것이 첫 번째다.
그때는 그냥 그렇게 올라야 하는 줄만 알았다.
그래서 이때까지 군산을 좀 깔보았던 측면이 있다.
그런데 오늘 올레9코스를 통해서 군산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날씨가 받쳐주니 더욱 감동이 배가되었을지도 모른다.
친구도 새롭게 변한 9코스를 무척 맘에 들어했다.
군산에 올라서면 중간 스탬프가 있다.
산방산 뒤로 모슬봉과 가시오름이 보였고,
대병악과 소병악도 볼 수 있었다.
남송이오름, 정물오름, 당오름, 원물오름, 감낭오름.
군산오름 정상의 모습.
비고가 280m로 큰노꼬메오름보다도 46m나 높은 군산오름은 안덕면 창천리 앞 창고천 건너에 동서로 길게
가로누운 형태이며, 남사면의 대평리를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다.
오름의 모양새가 군막을 친 것같다하여 군산, 산이 솟아날 때 굴메(그림자)같이 보였다 하여 굴메오름,
고려 목종 7년(1007)에 화산이 폭발하여 상서로운 산이 솟아났다하여 서산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운다.
산방산과 함께 서귀포시의 대표적인 오름으로 오래전부터 명당으로 알려져 많은 묘지들이 들어섰고
상예공동묘지가 있다.
정상에 서서 먼저 노로오름과 삼형제오름을 당겨 보았다.
2021년 2월 6일에 오늘 동행한 친구랑 저 오름들을 올랐었다.
군산 정상에서 본 한라산.
좌측에 올레13코스에서 만나는 저지오름과 우측에 남송이오름이 보이고 있다.
저지오름 앞에는 가마오름이, 남송이오름 앞에는 신화역사공원이 보이고 있다.
대평포구와 박수기정을 당겨 보았다.
백록담을 당겨보니 오름 3개와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우선 호텔로 보이는 저 건물은 국군복지단 소속의 휴양소인 서귀포호텔이고,
그 우측에 있는 오름은 우보악,
뒤에 좌측에 있는 피라미드 모양의 오름은 녹하지악, 그 우측에 있는오름은 거린사슴으로 보인다.
6코스의 주인공 섶섬, 7코스의 주인공 범섬 그리고 그 가운데 있는 문섬을 당겨 보았다.
월라봉과 산방산.
저기 중간 스탬프 바로 옆에 우측으로 올레길이 이어진다.
군산 산불감시초소가 보이고...
다시 내려서면 요런 풍경.
창고천을 따라 아스팔트길을 걸어오다 안덕계곡생태탐방로로 들어선다.
안덕계곡은 추사 김정희가 매우 좋아했던 곳이라고 한다.
이번 올레길에서는 일정상 안덕계곡을 옆의 데크길을 걸으면서 대충 본 정도,
다음 번에는 제대로 함 걸어봐야겠다.
안덕계곡을 나오면 이런 풍경.
안덕계곡을 따라 흐르는 하천을 '창고천'이라고 한다.
창고천은 1100도로변 삼형제오름 주변의 고산습원에서 발원하여 돌오름, 빈네오름, 병악, 군산을 거쳐 월라봉 서쪽의
하구 '황개천'에 이르는 제주의 주요하천이다.
총 연장 22.5km에 이르는 이 하천은 대부분 건천인 제주의 다른 하천과 달리 상시 물이 흐르는 유수천으로
특히 감산구간의 하류 안덕계곡(속칭 도고천)은 수자원이 풍부하여 과거에 이 물을 이용하여 벼농사를 지었던
제주 선인들의 삶의 흔적이 남아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요런 다리도 지나고...
여기는 예전 코스에도 있었던 길...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올레꾼들.
월라봉.
한국남부발전소가 보이면 9코스의 종점이 머지 않았다는 신호...
요기를 '개끄리민소'라고 하더라.
개끄리민소는 화순리 황개천 중류의 쇠머리 동산 절벽에 있는 그 깊이가 매우 깊은 곳으로
소의 동단은 암벽 아래를 깊숙이 밀고 들어가 있다.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동굴형 돌개구멍이 있다.
9코스 종점은 화순금모래해수욕장.
자 이제 스탬프를 찍어야지.
이 해수욕장 근처에 '새물국수'라는 식당이 있다. 거기서 세트메뉴에 막걸리 한잔한다.
주인장에게 올레길 걸으면서 함 들리겠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 약속을 이제야 지켰다.
대화를 나누다보니 주인장은 친구와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었다.
제주는 알고보면 다 연결되는 사람들...
점심 잘먹고 10코스 구간을 좀 더 걷는다.
오늘따라 산방산이 더 우람하게 보이고...
산방산 아래 기막힌 곳에 자리잡은 카페에는 역시나 손님들이 넘쳐나고....
산방산에도 남근석이 있었나?
친구가 산방산을 너무 오르고 싶다고...언제 함 날 잡으카.
날씨도 좋고, 풍경도 좋고...
박수기정을 당겨보니 범섬까지 보이고...
군산과 월라봉도 당겨보고...
한 인물하는 산방산.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그냥 집에 갈 순 없지.
실로 오랬만에....진짜 오랬만에... 한 10년도 더 된듯...용머리해안에 들어선다.
도민은 프리패쓰.
사람들이 진짜 많았다. 인간의 맘은 비슷하지...
이런 날 여길 안오면 어딜가.
'제주 최고의 관광지가 아닐까'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용머리해안과 산방산.
한때는 제법 많이 왔었는데...막 옛날 생각이 나면서 기분이 좋더라.
아, 유람선도 타고 싶네.
여기서 오늘 일정 끝!!
산방산 앞에서 택시타고 대평포구로 갔다.
처음으로 카카오택시를 이용했다. 콜택시를 이용하려고 했더니 부르는 요금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수준.
그 요금의 60%도 안되는 요금으로 카카오택시를 이용했다. 그것도 엄청 빨리 오더라.
'제주올레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레7코스 (2023. 11. 26) (1) | 2023.11.27 |
---|---|
올레 12코스, 차귀도 (2023. 05. 27) (0) | 2023.06.01 |
올레 20코스 (2021. 10. 11) (0) | 2021.10.12 |
올레 1코스 (2021. 06. 26) (0) | 2021.06.28 |
올레 8코스 (2021. 06.19) (0) | 2021.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