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해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미증유의 위기를 겪은 한해였다.
2021년에도 코로나는 우리 곁에 있을 것이고, 해서 신축년도 쉽지 않은 한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코로나때문에 본의 아니게 더욱 친해진 제주오름과 함께
신축년 첫 '주말엔 걷자'를 시작한다.
오늘도 번영로를 탄다.
명도암 사거리에서 우틀한다.
명도암 마을회관 쯔음가면 우측으로 두개의 오름이 보인다. 바로 안세미, 밧세미 오름이다.
오름 주변에 샘 또는 못이 있으면 여지없이 오름이름에 세미가 들어간다.
아마도 과거에 물이 너무나 귀했던 지라, 샘은 그만큼 마을의 중요한 자산이였기 때문이었으리라.
오름 기슭자락에 '조리세미'(명도암물)라는 샘이 있는데,
그 샘을 중심으로 마을 안쪽에 있는 오름이 '안세미오름'이라 불리웠고,
바깥쪽에 있는 오름은 '밧세미오름'이라고 불리웠다.
네비에 '안세미오름'을 치고 가니, 안국사가 있는 쪽으로 안내를 한다.
조금 올라서니 갈래길이 나온다.
여기서 나는 좌측으로 갔다.
우측으로 계속 걸어가면 명도암물이 있는 들머리가 나온다. 그곳이 메인 들머리인 것으로 보였다.
좌측으로 계속 걷다보면 밧세미오름 들머리가 있는 곳에 다다르게 된다.
그곳에서도 정상으로 갈 수 있다.
밧세미오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
세 갈래길이 나온다.
난 지금 밧세미오름 입구에서 안세미오름 정상으로 가는 중이다.
정상은 이런 모습. 정상까지 오르기는 쉽다.
정상에 올라서면 우선 바농오름, 족은지그리오름, 큰지그리오름, 봉개 민오름이 눈에 들어온다.
얼마전에 세트로 다녀온 오름이라 눈에 확 들어온다.
그 옆으로 절물오름도 보인다.
구름에 가린 한라산.
좌측에 있는 절물오름과 거친오름은 알겠지만, 그 옆의 오름들은 확실히는 모르겠다.
내가 제일 많이 올랐던 사라봉과 별도봉이 보인다.
왔던 길로 내려선다.
밧세미오름 입구쪽으로 다시 왔다.
땅은 젖어있고, 눈까지 있어 입구를 오르려니 참 거시기했다.
가지말까 하다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맘으로,
된통 넘어질 각오를 하고 고행길을 시작한다.
올라설 땐 저 줄을 잡지 않고 올랐지만, 내려올 땐 저 줄을 잡지 않으면 내려 올 수가 없었다.
흙이 막 묻는 저 줄을 정말로 잡고 싶지 않았지만 방법이 없었다.
땅이 무지 젖어있어서 넘어지면 대형사고. 집중력을 최고도로 끌어 올린다.
여기가 정상인듯 보였다.
어찌 어찌 정상까진 왔는데, 이제 어찌 내려갈꼬.
내려오는 일이 배는 힘들었다.
몸을 90도로 비틀고,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내 딛는다.
최고의 집중력으로 조심을 한 결과,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안국사 쪽으로 빽해서 다시 우측으로 간다.
그래도 '조리세미'와 명도암 김진용선생 유허비를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여기가 김진용선생 유허비가 있는 곳이다.
묘도 이곳에 있었는데, 그 자리가 나쁘다하여 서귀포시 토평동 2724번지로 이장했다고 한다.
선생은 구좌읍 한동리에서 태어났고, 처가인 봉개리의 명도암으로 옮겨 살았다고 한다.
선생의 호가 명도암이다.
명도암 선생이 살았던 마을이라 마을 이름이 명도암인 것이 아니라, 그가 명도암 마을에 살았으므로 세인들이
명도암 선생이라 불렀고 자연스럽게 그의 호로 정착된 것으로 보고 있다.
광해군의 '폐모론'을 반대하다 귀양온 간옹 이익에게 수학한 선생은 인조13년에 사마시에 급제하였고,
인조21년에 경학전강에 급제하여 숙녕전 참봉에 천거되었으나 출사를 사양하고, 제주로 귀향해 훈학에 힘썼다고 한다.
선생은 제주 목사로 재임 중인 이과에게 건의해 제주 교육기관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장수당'을 건립하여
삼읍의 자제를 교육하는 장소로 삼는 등 제주도 유학 진흥에 힘썼다고 한다.
여기가 명도암물쪽에서의 들머리인거 같다.
'조리세미(명도암물)'의 모습.
다시 차를 세운 곳으로 간다.
안국사의 모습.
안세미오름 입구에서 절물휴양림 방향으로 조금 더 가다보면
좌측에 '한라경찰수련원'이 나온다.
이곳에서 큰노리손이오름과 족은노리손이오름을 탐방할 수 있다고 한다.
한라경찰수련원으로 들어오니 오름 하나가 보이는데 입구를 못찼겠다.
가다보면 입구가 나오겠지하는 맘으로 막 들어선다.
입구가 보인다.
뒤돌아 보니 경찰수련원도 보이고,
정상의 모습.
사람 발자국 하나 없는 눈덮인 길을 걷는 짜릿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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