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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름

큰바리메오름 (2021. 01. 31)

코로나 확산으로 육지 산을 갈 수 없었던 것이 계기가 되어 

제주 오름을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전에는 산도 못가고 올레길도 가지 않을 때 간혹 가는 정도였다.

목적은 단 하나, 운동차원에서.

그래서 비고가 높은 오름을 선호했고, 여러 오름을 연계할 수 있는 오름을 좋아했었다.

뭐든지 열심히 하다보면 그 참맛을 알게 되고 빠져드는 것인가 보다.

지금은 오름 가는 맘이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낀다.

수많은 오름 하나 하나 음미하면서 탐방하다보니 내 고향 제주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2개월 넘는 시간동안 탐방했던 오름을 세어보니 56개나 된다.

이제 갈만한 오름을 찾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오늘은 바리메오름으로 왔다.

사실 이 오름은 여러 번 왔었다. 근데 다시 온 이유는?

큰바리메오름 정상에서의 조망을 다시 경험하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지난 주 큰노꼬메 정상에서 바라 보았던 '다래오름'을 가고 싶었다.

 

바리메오름은 네비가 정확히 주차장으로 안내를 해준다.

애월읍 어음리에 위치하였고, 노꼬메오름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오름의 모양이 '바리'와 닮았다고 해서 바리메오름으로 불리웠단다.

'바리'는 절에서 여성용으로 쓰는 놋쇠로 만든 밥그릇이라고 한다.

결국 분화구가 밥사발 닮았단 얘기...올라서면 함 확인해봐야겠다.

 

 

 

바리메오름 하면 떠오른 단어가 바로 '2인자'.

서부권 대표 오름이 될 수 있는 역랑을 가진 오름으로 손색이 없지만,

바로 옆에 노꼬메오름이 있다는 현실이 참 얄궂다.

비고 213m 나 되는 우람한 풍채를 가졌건만, 곁에 있는 노꼬메는 234m 이다.

동서남북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지만 이 또한 노꼬메에는 좀 꿀린다.

노꼬메가 박정희라면, 바리메는 김종필이다.

 

 

 

초반에는 나무계단이 있다.

 

 

 

중간부에는 야자수메트가...

 

 

 

올라서면 826m의 둘레길이 탐방객을 맞이한다.

이 오름은 예전부터 나무가 많았던 것같다.

제주 오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삼나무를 볼 수 없었다.

 

 

 

조릿대도 많이 보인다.

 

 

 

서부고등학교 전교1등 큰노꼬메가 보이기 시작하고, 백록담도 보인다.

 

 

 

정상의 모습.

 

 

 

훌륭한 조망임에 분명하지만 큰노꼬메에서 보는 풍광에 비하면 뭔가 2%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아, 미안 바리메. 내가 넘 직설적이지.

그래도 JP가 오래 살았잖아.

노꼬메는 수많은 탐방객 수발 드느라 매주 열일하는데 그래도 너는 한가한 편이잖아.

아, 위로가 안된다고? 그래 이제 입 닫을께.  

 

 

 

큰바리메 정상에서 바라본 큰노꼬메의 모습.

제주드림타워는 여기서도 보인다.

 

 

 

제주 중산간에 들어선 엘리시안 골프장 전경.

제주 골프장들이 지난 해 코로나 특수를 누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한다.

전년보다 무려 14.7% 증가한 240만명 정도가 제주 골프장을 찾았다고.

장사가 시원치않을 때는 '도민할인' 이벤트를 실시하며 도민들에게 구애를 펼치더니

호황을 누리게 되자 슬그머니 할인도 없애버리고 이용료까지 인상시켜 버렸다.

물들어 올 때 노 젖는거라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 번 돈으로 밀린 세금이라도 잘 내면 그나마 봐 줄만 한데...

아 글쎄 2020년 기준 체납액이 무려 248억 정도가 된다고 하고,

세금 제때에 낸 골프장은 단 한 곳뿐이고, 체납 세금을 한푼도 안낸 골프장도 있다고 하니 어찌 얄밉지 않겠는가.

도민 여론이 좋지않을 건 기정사실.

급기야 도의회는 지하수이용 지역자원시설세 감면 대상에서 골프장을 제외시키고,

건축물 재산세율도 일부 인상해 버렸다.

 

 

 

전교2등이 전교1등 보다 잘하는 과목이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바리메가 노꼬메보다 뛰어난 점이 분명 있다.

바로 새별오름을 이처럼 멋지게 조망할 수 있다는거. 바리메 이제 기분 좀 풀렸냐.

사실 '서부대표 노꼬메'라는 주장에 시비를 걸 수 있는 유일한 오름이 새별오름이다.

압도적 탐방객 수를 자랑하고 있기때문에...

 

얼마 전에 다녀온 새별오름, 이달봉, 이달이촛대봉, 금오름이 보이고,

그 뒤로 올레13코스에서 만나는 저지오름까지 보인다.

왼쪽으로는 정물오름과 당오름, 그 뒤로 도너리오름이 조망된다. 

 

 

 

우측으로 북돌아진오름, 폭낭오름, 괴오름이 보이고, 멀리 산방산까지 보인다.

왼쪽에 보이는 오름이 오늘 나의 맘을 설레이게 하고 있는 '다래오름'이다.

여기서 딱 봐도 바리메에서 멀어 보인다.

 

 

 

 

 

 

 

 

 

 

 

북쪽 봉우리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자 어디 함 보자 여성용 밥사발을 닮았는지...내 눈에는 닮아보인다.

 

 

 

내 생각에는 바리메에서의 으뜸 조망이다.

서부지역 우등생 오름들을 이렇게 한 눈에 다 담을 수 있는 곳은 오직 바리메 밖에는 없다.

바리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지만, 너는 너로서의 가치가 충분히 있어.

 

 

 

금오름에서 만큼은 아니지만 비양도가 조망된다.

 

 

 

과오름과 고내봉.

 

 

 

으뜸 조망이라 자꾸 폰을 들이댄다.

 

 

 

 

 

 

 

그냥 맘이 편안해지는 풍경이다.

 

 

 

과오름, 고내봉, 수산봉.

 

 

 

 

 

 

 

 

 

 

 

남쪽 봉우리. 

금오름처럼 북쪽봉우리보다 높다.

 

 

 

노로오름, 한대오름, 삼형제오름... 기달려 조만간 간다.

 

 

 

내려갈 땐 우측으로..

 

 

 

 

 

 

 

큰바리메오름은 1시간 정도면 탐방이 가능하다.

족은바리메오름을 갈까 하다가 여러 번 갔다왔으니 오늘은 궁금했던 길을 그냥 쭈욱 걸어보기로...

 

 

 

족은바리메 옆으로 난 길을 쭈욱 걸어오니 이렇게 갈림길이 나왔다.

멧돼지 조심하라는 플랭카드가 쫌 거시기하지만, 우측으로 계속 가본다.

 

 

 

호젖한 길이다.

 

 

 

 

 

 

 

가다보니 좌측으로 리본 하나가 나를 유혹한다.

유혹에 약한 나, 그냥 들어서 본다.

 

 

 

뭔가 있으니 표식을 해두었겠지...조금 더 가본다.

 

 

 

표식이 또 있다. 그러니 발길을 멈출 수가 없다.

 

 

 

이쯤에서 발길을 돌린다.  왜 표식이 안보여서...

아마도 계속 찾아가면 검은들먹오름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