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왜 거기서 나와'
영아리오름의 '아리'가 뫼를 뜻하는 만주어라고 한다.
몽골어라면 모를까 어쩌다 만주어가 제주 오름 이름에 쌩뚱맞게 나타나게 된 것일까.
아무튼 영아리는 신령스럽고 영험한 산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제주에는 영아리오름이
남원읍 수망리, 표선면 가시리, 그리고 안덕면 상천리에 각각 하나씩 세개나 있다.
수망리에 있는 오름은 분화구에 물(습지)이 있어서 물영아리오름,
가시리에 있는 오름은 물이 없어서 여문영아리오름,
상천리에 있는 오름은 동쪽 지역에 있는 두 오름과 달리
서쪽에 있다하여 서영아리오름 걍 줄여서 영아리오름으로 명명되어졌다.
초행길인 경우, 영아리오름을 찾아가는 길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안덕위생매립장을 가야 하는데 네비에 치면 안나온다.
어떤 블러그를 보니 '안덕면 상천리 산27'을 치면 된다고 해서 알려주는데로 치고 가니
네비가 잔 가지들를 스치며 가야하는 완전 좁은 농로길로 안내를 하는데,
인내심을 가지고 제법 들어가니 완전 막다른 길에 도착하더라.
더욱 놀라운 일은 그 좁은 곳에 차 두대가 세워져 있더라거.
영아리오름 향하는 들머리가 세군대 정도 있다고 하니 그중 하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이 아니였다. 차를 뒤돌리는 것도 거이 운전면허 시험보는줄....
무엇보다 두려웠던 것은 좁은 길 중간에서 다른 차를 만난다면?...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했다.
부랴부랴 뒤돌아 나왔다.
다시 블러그 탐색하여 얻어낸 정보는 '안덕면 상천리 178-2'였다.
도착하면 '상천리 훈련장' 안내판이 나온다.
들어서면 콘크리트 포장로가 나오고 계속 들어가면...
무사히 영아리오름 들머리 '안덕위생매립장'에 도착하게 된다.
제법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옆으로 나있는 저 길을 따라 들어서면 된다.
초입의 모습이다.
조금 가다보면 이렇게 갈래길이 나온다.
여기서 좌측으로 1km 정도 들어가면 영아리오름 입구가 나오고,
우틀하여 대략 4km 정도 더 진행하면 돌오름 입구에 다다르게 된다.
이러다 보니 영아리오름과 돌오름를 한 세트로 묶어서 다녀오는 분들이 많다.
나도 그럴 예정이다.
좌틀하여 가다보니 꽃들이 보여 반가운 맘에 들어가서 찍는다.
꿩의 바람꽃.
봄의 전령사 복수초.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 이날 가는 길에 복수초가 지천에 널려 있었다.
조금 더 가면 이런 공터가 나온다.
드뎌 영아리오름 들머리가 나왔다.
입구를 향해 가는 길의 모습.
들어서면 이런 모습.
오르막을 조금 올라가다 보면 이런 갈래길을 만나게 된다.
영아리오름은 크고 작은 여덟개의 봉우리로 구성되어져 있는데 그중 남서쪽, 북동쪽에 각각 하나씩 큰봉우리가 있다.
북동쪽 정상이 주봉이지만 조망이 전혀없어 무심결에 지나치게 되고,
쌍바위가 있는 핵심 포인트 지점이 거이 정상 역활을 하는데, 이는 남서쪽 봉우리에 있다.
좌측으로 가면 남서쪽 봉우리로 바로 갈 수 있다.
나는 우측으로 가서 북동쪽 봉우리를 넘어서 헹기소를 들린 후 그곳에서 남쪽 봉우리로 올라 설 것이다.
가다보면 조망이 트이는 곳이 나온다.
보이는 골프장은 나인브릿지 골프장이다.
내려서면 삼나무가 많이 보이는 곳이 나오고,
조금 더 가서 이 담을 넘으면 영아리오름 제2경이라 할 수 있는 '헹기소'가 나온다.
수망리의 물영아리오름은 산정 분화구에 습지의 호수가 있다면,
영아리오름은 분화구는 아니지만 오름 끝자락에 '헹기소'라는 큰지막한 소를 품고 있다.
제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헹기소 근처에 복수초가 많이 보였다.
헹기소를 따라 조금 가다보면 남서쪽 봉우리로 갈 수 있는 길이 보이게 된다.
그곳으로 올라서면 바위 돌들이 많이 보이고, 동백나무도 많이 보게 된다.
그리고 조금 더 가면 서쪽 조망이 트이는 멋진 곳이 나타난다.
바로 앞에 보이는 오름은 '족은대비악'이다. 미답지다.
그 뒤로 금악오름, 정물오름, 당오름, 도너리오름(미답지), 원물오름, 감낭오름, 저지오름이 보이고 있다.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한라산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
요즘 다시 미세먼지가 장난이 아니다.
작년엔 중국이 '코로나 발생국'이란 오명을 씼기위해 공장 문을 닫게해서 미세먼지를 잊고 살았는데,
올해는 중국이 공장을 많이 돌리는 것같다.
올해는 아무래도 멋진 조망을 보는 것은 포기해야 될 듯싶다.
그래도 형체라도 보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시선을 조금 우측으로 돌리니...
돔박이(미답지), 괴수치(미답지), 왕이메오름, 북돌아진오름, 폭낭오름, 괴오름이 보인다.
더 올라가니 남쪽 조망이 터지는 곳도 있었다.
맨 앞에 보이는 오름은 마보기오름(미답지)인 것으로 보인다.
마보기오름에서 출발하여 영아리오름을 오르는 분들도 많다.
그 뒤로 대병악, 소병악이 보이고,
또 그 뒤로 월라봉, 군산, 산방산이 조망되고 있다.
드디어 영아리오름 핵심 포인트에 도달했다.
녹하지악(미답지)이 조망되고 있다.
남서쪽 정상에서 본 북동쪽 봉우리의 모습.
북동쪽 봉우리에는 삼나무, 소나무, 잡목들이 많다. 그래서 조망이 잘 안나온다.
좌측으로 얼마 전에 다녀온 한대오름이 보인다.
그 뒤로 역시 얼마 전에 다녀온 노로오름이 보이고, 그 옆으로 같은 날 다녀온 삼형제오름이 보인다.
그 앞으로 오늘 갈 돌오름이 조망된다.
이 풍경이 바로 영아리오름 제1경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아리오름의 상징이랄 수 있는 쌍바위의 모습이다.
일명 부부바위라고 하고, 저 사이로 부부가 함께 지나가면 이혼을 하게 된다는 슬픈 진실이 있다고 하는데
그냥 누군가 지어낸 이야기인듯 싶다.
남서쪽 정상부에는 쌍바위를 비롯해서 4개의 커다란 돌무더기가 있는데,
이것이 어찌하여 이곳에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서 영산인가.
서귀포시가 발주하여 조경업자가 가져다 논 것도 아닐테고, 태풍에 날라왔을 리도 없고,
설문대할망이 가져다 놓기엔 너무 작고...
아무튼 영아리오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다시 갈래길로 되돌아 왔고,
다시 들머리로 오면서 영아리오름 탐방을 마친다.
이쯤에서 이런거 하나 해야 재미가 있겠지.
세 영아리오름 중 진선미를 뽑는 다면?
(진) 영아리오름 (선) 물영아리오름 (미) 여문영아리오름
걍 내 취향이다. 사실 다 멋진 오름들이다.
영아리오름 탐방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정도를 생각하면 된다.
이제 돌오름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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