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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름

소산오름, 삼의오름 (2021. 03. 21)

토요일은 일했고,

그래서 일요일을 잔뜩 기대했는데...김빠지게 날씨가 영 시원찮다.

짜증나게 하는 미세먼지에  바람까지 많이 불고 거기다 은근 춥기까지...딱 오몽하기 싫은 날씨다.

와이프 설득해서 어찌 어찌 올레 16코스 출발점까진 왔는데...

넘 춥고...바람이 너무 분다며 그냥 오름이나 가자고 한다.

점심 맛있게 먹고, 집에 들려 옷 체인지하고 갈만한 오름을 떠올려 본다.

 

이미 오후라 멀리가긴 좀 그렇고...

와이프가 마침 삼의오름을 가보질 못해서 삼의오름 당첨.

이번에는 산천단 쪽에서 출발해보려고 산천단으로 달린다.

 

 

제사의 왕국 조선시대에 

한라산 산신제는 한라산 백록담 북단의 제단에서 봉행했었는데

기록에 의하면 2월에 지내기 때문에 길이 험하고 얼어죽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등 도민들의 피해가 많았었다고 한다.

 

 

 

국민태안을 기원하는 행사가 오히려 백성의 목숨을 앗아가는 흉사가 되어버리자

성종1년(1470년) 제주 목사로 부임했던 이약동이 도민들의 고생을 덜기 위해 이곳 소산오름 기슭에 

한라산 제단을 만들었고, 이때부터 매해 2월 첫 정일에 이곳에서 산신제를 봉행했다고 한다.

 

산천단 남쪽에 있는 오름이 '소산오름'이다.

한라산 산신제를 이 오름 밑에서 지내게 된 것은 이 오름이 작은 한라산으로서 본래의 한라산을 대신한다는

상징을 가졌기 때문이였다고 한다.

 

소산오름은 송나라 호종단이 제주도 명산의 혈을 모두 끊어 버리고 가던 날 갑자기 솟았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소산오름은 '갑자기 솟아오른 오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호종단에 관한 전설

중국 송나라 황제가 풍수서를 바탕으로 고려국의 지세를 보는데 탐라국에서 걸출한 인물들이 나와 중국을 위협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래서 풍수에 능한 호종단을 급파해 제주 전역에 혈을 뜨도록(지맥을 자르는 것) 하였다.

명을 받은 호종단은 제주도 동쪽 종달리에 도착하여 혈을 뜨기 시작하였다.

그는 동쪽에서부터 남쪽을 거쳐 서쪽을 돌아 제주 전역의 맥을 자르려 하였다. 그러나 남원읍 의귀리에서 한라산신의

방해로 더 이상 혈을 뜨지 못하고 돌아가다 차귀도에서 풍랑을 만나 죽었다. 한라산신이 풍랑을 일으킨 것이다.

비록 제주 전역에 혈을 뜨는 것을 막긴 했지만 이로 인해 제주에 큰 인물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

 

 

 

소나무는 대체로 깊은 산중에서 자라기 때문에 육송이라고 불리운다.

반면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섬에서도 마치 소나무인 듯한 나무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바닷가에서 자라는 소나무라는 뜻으로 해송이라고 부른다.

육송은 나무껍질이 붉어서 적송이라고 부르지만 해송은 검은색을 띠기 때문에 우리말 이름이 곰솔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있는 곰솔 중에 가장 큰 나무가 있는 곳이 바로 제주시 아라동 산천단이다.

산천단에 들어서면 나무가 이렇게까지 클 수 가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큰 8그루의 곰솔을 볼 수 있다.

산천단에서 산신제를 지낸 지 어느덧 530여년이 흘렀으므로

이 나무들은 적어도 500살은 충분히 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스러운 곳에 자라잡고 있던 덕택에 장구한 세월 잘 보호되어 왔던 산천단 곰솔은 천연기념물 제160호로

지정되어 있다.

 

 

 

 

 

 

 

산단천 뒤로 이렇게 소산오름으로 갈 수 있는 좁은길이 나있다.

 

 

 

조금가면 대나무 숲을 지나게 된다.

 

 

 

소산오름 오르는 길.

 

 

 

소산오름은 비고가 48m로 나즈막한 오름이다.

 

 

 

소산오름 존재는 오늘 처음 알았다.

 

 

 

소산오름 정상을 내려오면 이렇게 환상적인 편백나무 숲이 나타난다.

깜짝 놀랐다. 

 

 

 

 

 

 

 

아니 여름철에 왜 이곳에 함 와보질 못했을까.

매번 한라생태숲이나 가고 한라산둘레길만 돌았으니 이곳의 존재를 몰랐던 거.

이번 여름엔 꼭 와봐야겠다고 와이프랑 다짐한다.

 

 

 

소산오름이 좋은 것이 쭉 가다보면 자연스레 삼의오름과 연결된다는 거.

이제 삼의오름 입구에 들어선다.

 

 

 

전날 비가와서 건천인 내창에 물이 많이 보였다.

 

 

 

울 와이프는 지팡이 발견하는데는 선수다.

같이 걷다보면 어느새 저렇게 지팡이를 들고 있다.

 

 

 

 

 

 

 

 

 

 

 

태평양전쟁 막바지에 '결7호작전' 수행을 위해 일본군들이 제주도민들을 강제동원하여 파놓은 진지동굴.

 

 

 

 

 

 

 

 

 

 

 

삼의오름에는 여기 저기 길들이 많다.

리본도 많이 볼 수 있다.

 

 

 

날씨가 시원찮아 멀리 가기 싫은 날 찾으면 좋은 오름이 바로 삼의오름이다.

접근성 좋고, 조망도 좋고, 이것 저것 볼거리가 많고,

소산오름과 관음사까지 연결되어있어 4-5시간도 충분히 때울 수 있는 전천후 오름이다.

 

 

 

넓은 평지도 있고, 

 

 

 

조망도 있고,

 

 

 

내창도 있고,

 

 

 

폭포도 있고, 두루두루 다 갖고 있다.

 

 

 

 

 

 

 

 

 

 

 

 

 

 

 

 

 

 

 

딱 오몽하기 싫은 날, 산천단에 차를 함 세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