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오늘 여정의 마지막이자 하일라이트, 금오름 탐방이다.
제주에서 가장 핫한 오름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 금오름이 아닐까.
작년 12월에 처음으로 금오름을 방문해서 깜짝 놀랐었다.
오름으로서 매력이 너무 많았는데, 그래도 나름 오름을 좋아했던 내가 그 사실을 잘 몰랐던 것이다.
지금도 제주 주변 사람들에게 금오름을 얘기하면 안가본 사람이 무지 많다.
결국 금오름의 가치는 이효리 등 외지 사람들에게 의해 널리 알려졌고,
관광객들에 의해 높이 평가받으며 더욱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부터 백종원 골목식당이 '지역경제 살리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금악리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왜 '금악리'이겠는가. 바로 금오름때문일 것이다.
오후 늦게 금오름 옆으로 차를 타고 지나가면, 주변에 엄청나게 많은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에
입을 다물 수가 없을 것이다.
골목식당 촬영으로 금오름의 주가는 한층 더 올라갈 것으로 생각된다.
이 핫한 오름이 울 아내의 미답지라니...내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역시나 입구에 도착하니 장난이 아니였다. 아내가 깜짝 놀란다.
올라가는 사람들 면면을 살펴보면,
역시나 젊은 관광객들이다. 연인들이 많고, 여자들이 많다.
인생 샷 찍어야 하니 한껏 멋낸 차림들이다.
올라가는 길이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있어 슬리퍼 신어도 무방하다.
하지만, 아부오름처럼 올라가기가 쉽지만은 않다.
해서 올라가다보면 남친에게 투정부리는 여자들을 볼 수도 있다.
아내도 힘겹게 오르고 있다.
처음 이 길을 오를 때면 '이 평범한 오름에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지'라며 좀 의아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올라서자 마자 탄성을 지르게 된다.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딱봐도 최고령...이지만
한껏 기분내며 우리 부부도 사진을 찍어 본다.
역시 산이건 오름이건 사람이 있어야 사진이 이쁘게 나온다.
힘들다고 땡깡부리는 거 아님.
정물오름 뒤로 당오름, 그 뒤로 좀전에 다녀왔던 원물오름이 보이고,
우측에 육중하게 보이는 오름은 아직도 통제중인 도너리오름.
좌측으로 보이는 오름은 올레13코스에서 오르게 되는 저지오름이고,
그 뒤로 올레 12코스에서 오르게 되는 수월봉과 당산봉까지 보이고 있다.
우측으로는 밝은오름(상명)과 느지리오름이 보이고 있다.
'이런 길 너무 좋다'며 기분이 한껏 고조된 아내.
멀리 비양도가 눈에 들어오고,
앞에 보이는 2개의 오름은 선소오름과 갯거리오름이다.
굼부리 안을 땡겨보니 다들 사진 찍느라 분주하다.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아내, 사진 한장 찍어준다.
급기야 울 아내 오르막 길에서 뛰기 시작한다.
오름뽕에 취하면 저런 행동이 나올 수 있다.
비양도를 조금 더 땡겨본다.
앞에 보이는 오름은 선소오름과 갯거리오름으로 보인다. 다 안가본 오름이다.
뽕폼 잡고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본다.
역시 젊은 연인들은 멋진 의자에 앉아 일몰을 감상하는 구나.
신창풍력단지 밑으로 해가 서서히 지고 있다.
단연 돋보이게 늙은 한 부부가 일몰을 배경삼아 셀카를 찍으려고 각도를 맞추며 낑낑거리는 것이
안스러웠는지 뒤에 있던 한 남자가 사진찍어 주겠다고 자청하고 나선다.
뒤를 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렇게 여유롭게 앉아서 석양을 바라보니 좋구나.
금오름은 일몰의 명소로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오름이다.
일몰이 끝나자 내려서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백록담이 고개를 내밀고 인사를 고하는 듯 하다.
오늘 계획했던 모든 일들을 완벽하게 끝낸 듯하여 뿌듯하다.
이 맛에 계획을 세우는 것이지.
원물오름은 멋쪘고, 송악산은 설레였고, 금오름은 명불허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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