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지리산 바래봉 이후로 130대명산을 더 이상 진행하지 못했다.
도내에서 주로 한라산, 한라생태숲, 사라봉과 별도봉, 민오름 등을 걸으며 시간을 보냈고,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자전거에 입문하면서 7,8,9월은 자전거에 푹 빠져 있었다.
자전거에 대하여는 다음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9월에 가려고 아껴두었던 불갑산을 가기위해 영광으로 왔다.
광주유스퀘어터미널에서 버스로 1시간 10분 걸렸다.
영광하면 굴비가 떠오르지만,
굴비로 유명한 영광 법성포는 백제가 처음으로 불교를 받아들인 곳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법성포와 연관된 사찰이 불갑사이고,
그 불갑사를 품고 있는 불갑산이 바로 나의 130대명산 109번째 산행지였다.
매년 9월 중순경에 불갑산에서는 상사화 축제가 열린다.
그래서 불갑산은 9월에 핫한 산이다.
축제가 거이 끝물이고 평일이였지만 주차장에는 대형버스들과 승용차들이 꽉 차 있었다.
불갑사 일주문.
불갑산 상사화 축제....소소한 축제가 아니였다.
축제의 규모가 상당했고, 전통의 강호같은 인상을 받았다.
코로나로 3년만에 열린 이 축제에 대략 50만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여기서 점심으로 파전을 곁들여 국수 한그릇을 먹었는데...맛은 별로였다.
영광군에서 상사화 축제라고 명명하였지만,
사실 사진에 보이는 꽃은 꽃무릇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는 지적을 많이 한다.
한 열성 블로거가 이 문제를 가지고 영광군청 축제 담당자에게 전화를 했는데...
"불갑산에 꽃무릇이 제일 많긴 하지만, 노랑, 분홍의 상사화도 피고 있으며
꽃무릇을 다른 것들과 통틀어서 상사화라 불러도 무방하다는 나름의 검증까지 마쳤다"는
담당자의 답변이 있었다고 한다.
전국 어느 절을 가더라도 꽃무릇를 쉽게 볼 수 있다.
꽃무릇을 사찰 근처에 많이 심었던 이유는 이 식물에서 추출한 녹말로 불경을 제본하고,
탱화를 만들 때도 사용하며, 고승들이 진영을 붙일 때도 썼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사화 전설에 스님이 등장하는 것이 그래서 필연이다.
옛날 금실이 좋은 부부에게 늦게 얻은 딸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병환중에 돌아가시자 아버지의 극락왕생을 빌며
백일동안 탑돌이를 시작하였다.
이 절의 큰스님 수발승이 여인에게 연모의 정을 품었으나 스님의 신분으로 이를 표현하지 못하고,
여인이 불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자 스님은 그리움에 사무쳐 시름시름 앓다가 숨을 거두었다.
이듬해 본 스님의 무덤에 잎이 진 후 꽃이 피어나니 세속의 여인을 사랑하여 말 한마디 건네 보지 못한 스님의 모습을
닮았다 하여 꽃의 이름을 상사화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꽃무릇은 하산하여 다시 즐기기로 하고 일단 산행을 먼저 시작한다.
불갑사 입구에서 좌틀하면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불갑산은 전남 영광군과 함평군의 경계를 이루는 높이 516m의 산이다.
봄에는 벗꽃이, 8월에는 백일홍이, 9월에는 꽃무릇이 만개한다.
고창 선운사, 함평군 용천사와 함께 한국 최대의 꽃무릇 군락지이다.
오늘 산행코스는 이렇다.
"불갑사 - 덫고개 - 노적봉 - 투구봉 - 장군봉 - 연실봉(정상) - 구수재 - 동백골 - 불갑사"
먼저 덫고개를 향한다.
11시 52분, 덫고개에 도착한다.
불갑산에서 서식했던 호랑이를 1908년 한 농부에 의해 잡힌 것을 일본인 하라구찌가 '당시 논 50마지기 값에 해당하는
200원에' 사들여 동경 시마쓰제작소에서 표본박제하여 목포 유달초등학교에 기증, 현재까지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 덫고개는 실제 호랑이가 덫에 의해 포획된 지역으로서
포획된 이후부터 '덫고개'라고 유래되었다고 함.
덫고개를 조금 지나면
실제 호랑이가 서식했던 자연동굴로 알려진 조그만 동굴을 만날 수 있다.
12시 10분, 노적봉에 도착하니....
조망이 터지는 곳이 나왔다.
불갑사와 상사화 축제 현장이 보이고 있다.
12시 25분에 법성봉을 지나고,
12시 34분에 투구봉을 지난다.
계속 걷는 동안 꽃무릇이 양옆에 도열해 있다.
이 계단을 오르면,
장군봉이 나타나지만, 조망은 없었다.
꽃무릇과 상사화는 혼용해 쓰기도 하지만, 엄밀히 구분한다면 다른 꽃이다.
상사화는 늦은 봄에 잎이 나서 진 후 여름에 꽃이 피며, 꽃 색깔은 분홍색을 띤다.
꽃무릇은 초가을에 꽃이 먼저 피고, 꽃이 진뒤 잎이 나오며, 색깔은 붉은 색이다.
앞에 보이는 저수지는 '연암제'인 듯하고,
멀리 보이는 산은 월암산이 아닐까.
12시 55분, 노루목을 지난다.
노루목까지 차를 타고 올라올 수도 있는 듯했다.
노루목을 조금 지나면 요런 곳이 나오고,
우린 위험한 길로 향한다.
사실은 위험한 길이 아니고 전망좋은 길이다.
다시 조망이 터진다.
지나온 길...
노루목의 안테나와 장군봉이 보이고 있다.
포토존이 나타나고,
연실봉이 보이고 있다.
108계단을 오른 후,
다시 통천계단을 오르면....
불갑산의 주봉 연실봉(516m)이 나타난다.
13시 23분, 정상 인증을 한다.
정상에서의 조망.
정상에서 잠시 쉬고, 이제 구수재로 향한다.
14시 11분, 구수재를 지난다.
다시 상사화 군락지가 나타나고,
조금 더 내려오면 영광 불갑산 한국호랑이 폭포가 나타난다.
남한 지역 한국 호랑이 가운데 유일하게 실체가 남아있는 호랑이가 바로 불갑산에서 포획된 것이다보니
불갑산에는 호랑이 관련 조형물이 많다.
더 내려오면 용비폭포가 나타난다.
이 폭포는 항상 물이 흐르는 계곡을 만들고자 불갑산 저수지 물을 끌어와 인위적으로 만들었다.
불갑사 바로 뒤에 요런 저수지가 하나 있다.
불갑사에 잠시 들른다.
호남의 유서깊은 고찰 불갑사...
백제 침류왕 원년(384년)에 마라난타 존자가 백제에 불교를 전래하면서
제일 처음 지은 불법도량이라는 점을 반영하여
절 이름을 부처 불, 첫째 갑자를 써서 불갑사라고 불리웠다고 전해지고 있다.
사진은 보물 830호로 지정된 불갑사 대웅전이다.
불갑사 대웅전은 독특한 면이 있는데, 부처님 불상이 대웅전 정면이 아닌 왼쪽에 있다.
또한 대웅전 지붕 위 용마루에 자그마한 탑(보주라고 한다) 이 하나 있는데 우리나라 사찰 중 불갑사에만 있는 것이라고 함.
이는 불갑사가 남방불교의 영향을 받아서 그렇다고 한다.
불갑사의 꽃무릇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 남긴다.
꽃무릇은 잎이 없는 상태에서 긴 줄기에 꽃만 매달려 있는데
한 송이가 피었을 때도 화려하지만
군락을 이뤄 무리를 지으면 그 화려함은 어느 꽃에도 뒤지지 않는다.
안으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고 싶은 충동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주변 곳곳에서 삼엄하게 관리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충분히 놀다가 16시 20분경에 불갑사 일주문을 빠져 나간다.
16시 50분에 영광터미널 가는 버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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