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서산 산행을 마치고 예산역 근처에서 1박을 하였다.
저녁 먹을 식당을 찾다보니 주변에 온통 국밥집만 보여서 의아했는데
알고보니 예산은 소머리국밥이 유명한 곳이였다.
암튼, 소머리국밥을 맛있게 먹었다.
2019년 3월 2일, 예산에 있는 덕숭산(산림청지정 100대명산)을 올랐었는데
산행 후 이런 산이 뭔 100대명산이냐며 무지 궁시렁거렸던 기억이 난다.
조망도 없고, 낮아도 너무 낮은 산이라 매우 실망했고, 오죽하면 덕숭산 산행 끝내고 청양 칠갑산까지 올랐으니...
아마도 수덕사를 품고 있어서 그 덕에 100대명산으로 선정이 된 것이 아닌가 그리 생각했었다.
이번에 보니 예산 10경중 제1경이 수덕사더라.
예산 10경중 제7경인 가야산은 블랙야크와 한국의 산하 선정 100대명산이다.
예산역에서 1박을 한 이유는 바로 9시 20분에 출발하는 539번 버스를 타기 위함이였다.
오늘은 아침 일정에 여유가 있으니 아침를 제대로 먹기로 맘을 먹었다.
근데, 보이는 건 역시 죄다 국밥집.
또 소머리국밥을 먹을 순 없어서 소고기 국밥을 선택했다.
커피 한잔의 호사도 누리려고 카페를 찾았지만 주변에 없어서 편의점 커피를 마셨다.
어제보단 날씨가 화창했지만, 바람이 많이 불고 제법 쌀쌀했다.
10시 03분, 상가리주차장에 내리니 썰렁했다.
산행을 마치고 14시 40분 버스를 타고 다시 예산역으로 갈 예정이다.
상가리 마을에 들어서면 여기 저기 '남연군의 묘'라는 표식을 많이 보게 된다.
독일 상인 오페르트가 조선과의 통상을 위해 흥선대원군의 아버지인 남연군이 묘를 도굴하려다 도망쳤고,
이에 화가 난 대원군은 전국 곳곳에 척화비를 세우고 서양과의 교역을 금지시켰다.
이른바 '남연군묘 도굴사건', 국사 시간에 배운 기억이 난다.
사진에 보이는 묘가 바로 '남연군의 묘'이다. 가야산 석문봉과 옥양봉이 묘를 내려다 보고 있다.
남연군의 묘는 예산 가야산 스토리텔링에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소재이다.
지관 정만인이 이하응에게 두 명의 천자가 나오는 자리와 후손 대대로 영화를 누리는 자리 두개가 있는데
어느 곳을 선택하겠는지 물었더니,
야심가 이하응은 주저없이 두 명의 천자가 나오는 자리를 선택했다고 한다.
그 자리가 바로 가야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현재의 남연군 묘자리였던 것.
하지만, 이미 그 자리에는 고려시대부터 99개의 암자를 가진 가야사라는 큰 사찰이 있었는지라
이에 이하응은 전 재산을 털어 가야사 부지를 2만냥에 거이 빼앗다시피 매수를 한 후
가야사를 모두 불 지르고 석탑을 모두 부순 다음 경기도 연천에 있는 부친의 묘를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이장한 7년 후 차남 명복을 낳았고,
철종이 후사 없이 돌아가자 종손이었던 명복이 12세의 나이에 왕위에 오르니
그가 바로 망국의 군주, 고종이였다.
남연군묘 앞에서 가야산 주봉 가야봉을 당겨 보았다.
상가리미륵불은 하산하여 가보기로 하고
이제 옥양봉을 향한다.
이 지점에서 우측으로 들어선다.
다시 우측으로...
이제 옥양봉은 1.04km 남았다.
이제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등산로가 제법 거칠었다.
오르다 보니 쉬흔길바위를 만났는데,
'쉬흔길'은 충청도 사투리로 '매우 높다' 혹은 '매우 깊다'는 뜻으로
매우 높고 우람한 바위를 대부분 쉬흔길바위로 부른다고 한다.
이 지점에서 조망이 터진다.
가야할 석문봉과 가야봉이 보이고 있고,
가야봉 옆에 있는 봉우리는 원효봉이다.
바로 앞에 보이는 저수지는 상가저수지이다.
하산하면서 저 저수지 옆을 걷게 된다. 그 밑은 오늘 산행 들머리인 상가리 마을이다.
멀리 보이는 또 하나의 저수지는 옥계저수지이고 그 뒤로 덕산면이 보이고 있다.
예산역에서 상가리로 오는 버스는 몇대 없지만, 덕산 오는 버스는 제법 많다.
덕산까지는 버스타고 오고, 덕산에서 택시를 타고 상가리로 올 수도 있다.
앞에 보이는 산은 서원산(473.2m)이다.
11시 15분, 옥양봉(621m)에 도착했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한 사람도 볼 수 없었다.
가야산은 충남 예산군 덕산면, 서산시 운산면, 해미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금북정맥에 속해 있다.
일명 가야산맥이라 불리는 금북정맥 상의 수덕산, 가야산, 일락산, 상왕상 등의 산줄기가 남북으로 길게
늘어져 있어 충남서북부를 동서로 나누고 서산, 당진, 홍성, 예산의 경계를 이룬다.
사진에 보이는 산은 팔봉산(364.4m)이고,
그 아래로 서산시가 보이고 있다.
서산의 넓은 평야 뒤로 간월호와 도비산(352.8m)이 보이고 있고,
바로 앞에 보이는 마을은 서산시 해미면이다.
지금의 태안반도 지역인 서산,예산,당진,홍성 일대를 '내포'라고 하는데....
예로부터 땅이 비옥하고 풍요로워 백제 이래 국가들의 물적토대의 땅이자 바닷길을 통해 대륙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이는 기점으로 한국문화의 중심지였으며,
그러한 경제적 풍요로움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화려한, 이른바 내포문화를 꽃피운 곳이다.
이 내포의 한 가운데에 예산 가야산이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원효봉과 가야봉.
간월호 뒤로 부남호, 그리고 태안반도가 보이고 있다.
오늘은 어제보다 시계가 좋아 서해 바다까지 볼 수 있었다.
이제 석문봉을 향한다.
상가리주차장에서 직접 석문봉으로 올 수도 있다.
11시 52분, 석문봉(653m)에 도착.
앞에 보이는 저수지는 산수저수지.
예산 가야산 조망이 끝내주는구나.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건물들은 한서대학교 서산캠퍼스이고,
그 뒤에 있는 산은 연암산(440.8m)이다.
어제 오서산에서 처럼 가야산에도 돌탑이 있었다.
'백두대간종주기념탑'이라고 적혀 있다.
지나온 옥양봉.
석문봉에서는 다행히 사진 찍어줄 사람이 있었다.
이제 가야산 정상을 향한다.
사자바위.
원효봉과 가야봉.
지나온 석문봉.
석문봉에서 사진 찍어준 분들.
이제 가야봉이 멀지 않았다.
보시다시피 가야산 정상에는 중계탑이 설치되어 있다.
지나온 암봉.
석문봉과 옥양봉.
일락산,
그 뒤로 서산시와 팔봉산이 보이고 있고,
그 좌측에는 해미면과 도비산이 보이고 있다.
해미면과 도비산을 당겨 보았다.
12시 42분, 가야봉(678m)에 도착.
가야봉에서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길은 매우 가팔랐다.
이 지점에서 나는 헬기장을 가지 않고 바로 주차장으로 간다.
헬기장 쪽으로 가면 다시 이 지점과 만나는 것같다.
상가저수지에서 바라본 옥양봉.
상가저수지에서 바라본 가야봉과 석문봉.
제주 올레길에서 만남직한 길.
다시 상가리 마을로 내려왔다.
이제 상가리미륵불을 만나러 가야지.
상가리미륵불은 남연군묘에서 동북쪽으로 150m 떨어져 있는 골짜기에 북향하고 있는 불상이다.
가야사를 바로보고 있었으나 대원군이 가야사를 없애고 남연군묘를 쓰자 반대편으로 등을 돌렸다는 설도 있고,
북쪽 계곡으로부터 쳐들어오는 병마를 물리치기 위해 북향하고 있다는 설도 전해진다.
코는 보수한 흔적이 있는데
미륵불의 코를 떼어가면 아기를 못 갖는 아낙이 아기를 가질 수 있다는 전설이 있어 코를 떼어갔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14시 05분, 예산 가야산 산행을 종료했다.
예산 가야산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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