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진은 비치미오름에서, 두 번째 사진은 따라비오름에서 큰사슴이오름과 족은사슴이오름을
찍은 사진이다.
오름의 모습이 사슴을 닮았다 하여 이름이 그렇게 지었다고 하는데 솔직히 닮은지는 잘 모르겠다.
한자어인 대록산, 소록산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사진만 봐도 두 오름 모두 비고가 100m는 덤을 것으로 보인다.
대록산은 125m, 소록산은 102m이다.
대록산은 그동안 2번 다녀온 적이 있다.
갑마장길 걸으면서 처음 다녀왔고, 2번째는 한라일보 에코투어에 참여하면서...
모두 동쪽에서 올랐다. 오늘은 서쪽에서 오르려고 한다.
소록산은 오늘이 처음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하였고, 봄철이면 유채꽃과 벗꽃을 볼 수 있는 핫플로도 유명한
녹산로를 따라 정석비행장 쪽으로 오면 사슴이오름 주차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대록산.
제주 오름 중에 가장 멋진 표지석을 가진 오름이 아닐까.
다시 안내판이 보이고, 갈래길이 나온다.
여기서 난 좌틀한다.
다시 갈래길...정상으로 바로 갈 수 있는 길과 둘레길로 나뉜다.
난 먼저 소록산을 가기 위해 좌틀하여 둘레길 방향으로 간다.
조금 걸어가면 이렇게 소록산으로 갈 수 있는 개구멍이 나온다.
들어서면 제주 오름에서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 나타난다.
여기가 소록산 정상.
족은바리메도 그렇고, 족은노꼬메도 그렇듯....족은사슴이오름도 조망이 꽝이다.
그래서 소록산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다시 개구멍으로....
이제 대록산을 향한다.
대록산에는 나무계단이 많다.
조금 올라서니 좌측에는 주차장이, 우측으로 정석항공관이 보이고 있다.
번널오름, 병곳오름...그 뒤로 가세오름과 토산봉이 보이고 있다.
물영아리오름(좌)과 여문영아리오름(우)이 보이고 있다.
한라산과 오름들이 뿜어낸 용암이 바다로 흐르다가 화산평탄면이 된 중산간 마을 가시리...
광활한 초원을 무대로 조선 최대의 산마장인 녹산장과 우수한 말들만을 따로 길러 진상했던 갑마장이 설치되었던
이 역사적인 곳에 어떻게 사기업 소유의 정석비행장이 들어설 수 있었을까.
태평양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일본은 본토 사수를 위해 제주도를 '결7호작전' 지역으로 설정한다.
그 당시 일본은 가마가제 특공대를 위한 전용 비행장이 필요했는데...
정뜨르비행장과 알뜨로비행장이 있었지만, 미국의 폭격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 은밀한 소규모 비행장이라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새로운 비행장을 만들려고 했다.
그럼 어디에 건설? 답은 딱 나온다. 바로 녹산장 터였다.
얼마나 은밀하게 건설했는지 교래리, 가시리 주민들조차도 이 비밀비행장의 존재를 몰랐다고 한다.
세월이 흐른 후,
조종사를 위한 비행훈련장이 무지 간절했던 조중훈이 이 교래 비밀비행장의 존재를 알게 되고,
헌마공신 김만일 소유 사목장이였던 사진에 보이는 저 땅이
대한민국에서 비행훈련장을 지을 수 있는 가장 최적의 부지임을 항공사 회장님은 꿰뚫게 된다.
조중훈은 회고록에서 '황금같은 적재적소'라는 표현을 했다고...
근데 길도 나 있지 않아 헬리콥터로 답사했을 정도로 사방이 꽉꽉 막힌 황무지였는데 어떻게 안 것임?
일본항공 관계자 또는 정부 고위관료가 알려줬다는 추측이 있다.
암튼, 고급정보를 알게된 조중훈은 얼마나 저 땅이 탐이 났을까...가히 짐작이 된다.
그런데 때마침 흥한화섬 부도로 자금 압박에 시달리던 일제 강점기 조선 최대 갑부 박흥식이
451만평 녹산장 땅을 급매물로 내놓는다. 재벌 회장에게는 이런 행운이 따라오나 보다.
1972년 조중훈은 매입가 18억원에 급매물을 손에 넣고, 그 땅에 제동목장을 만든다.
그 당시 축산장려정책은 정부 핵심 시책이였기에 그에 부응한다는 제스쳐를 취한 것일뿐
결국에는 우여곡절 끝에 소원대로 정석비행장을 만들게 된다.
정석은 조중훈 회장의 아호이다.
대록산 정상.
녹산장 중 갑마장은 1933년에 가시리 마을공동목장조합이 관리와 운영을 맡게 되었으나....
김만일 사목장이였던 녹산장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뜬금없이 '이왕직' 소유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이왕직은 일제강점기 조선 황실 업무와 재산 관리를 담당했던 사람이다.
이왕직에서 박흥식, 박흥식에서 조중훈....이렇게 소유권이 이전되었던 것이네.
녹산장이 김만일 후손에게 이어졌으면 좋았을텐데...
따라비오름, 뒤에는 설오름과 갑선이오름.
성불오름, 비치미오름, 개오름....성불오름 뒤에는 송당 민오름,
그 뒤로 좌측부터...거슨세미오름, 높은오름, 다랑쉬오름, 백약이오름, 좌보미오름이 보이고 있음.
성산일출봉도 보임.
영주산, 모지오름, 새끼오름, 따라비오름이 보임.
부대오름, 부소오름, 거문오름이 보임.
바로 앞 : 소록산,
좌측 뒤로 가문이오름, 그 뒤는 붉은오름, 그 뒤는 물찻오름과 말찻오름이 보이고 있음.
가문이 옆으로 구두리오름이 보임.
그 뒤 좌측부터 물장오리, 절물오름, 봉개 민오름, 큰지그리오름,족은지그리오름, 바농오름이 보이고 있음.
선흘 민오름, 부대오름, 부소오름, 거문오름.
맨 앞 성불오름, 비치미오름, 개오름...모두 비슷 비슷하게 생겼다.
여기서는 동검은이오름까지 보이고 있다.
조금 당겨보니 정석비행장 활주로가 보이고 있고...
가문이오름과 구두리오름이 선명하게 보인다.
역시 오름은 다른 오름에서 보아야 멋지다. 이 두 오름도 막상 가보면 조망도 없고 그저 그렇다.
사진으로 보니 구두리오름은 덩치가 제법 크다.
이 지점에서 좌틀하면 갑마장길이고 직진하면 주차장으로 갈 수 있다.
유채꽃 만발하는 봄철이나 아니면 억새가 춤을 추는 가을철에 갑마장길을 한번 더 걸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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