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날, 각시바위오름에서 솔오름을 찍은 사진.
오름의 외형이 너무 매끄럽다. 실로 쌀을 쌓아 올린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쌀을 제주도 말로는 쏠(아래아 발음)....그래서 현재는 솔오름으로 불리고 있다.
쌀 '미'자를 써서 미악산이라고도 한다.
솔오름의 존재를 최근에야 알았다.
516도로를 타고 오다가 산록남로로 빠져서 쭉 오다보면 도로 바로 옆에 이렇게 멋진 주차장이 있다.
여기에 차를 세우면 솔오름을 오를 수 있다.
혹여 네비에 '솔오름'을 치고 올 생각은 하지 마시라.
안내도에 솔오름 정상부근까지 콘크리트로가 나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몹쓸 네비는 저 길로 안내를 해서 사람 황당하게 만든다.
일단 들어서면 좁은 저 고바위길을 끝까지 가게 된다.
정상 부근에서 애을 쓰며 차를 돌려서 다시 내려올 땐, '내가 이럴려고 네비를 샀나'하는 자괴감이 들 것이다.
솔오름에 들어선 초입의 모습.
입구에 삼매봉 정상, 고군산 정상에서 보았던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건 서귀포 시민들이 많이 찾는다는 방증일 것이다.
편백나무 숲에 이런 멋진 평상과 목조 테이블까지...
별 기대없이 왔는데, 솔오름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원점 회귀했을 때 5말6초로 보이는 주민들이 이곳에 삼삼오오 앉아서 구수한 제주 사투리로 정담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너무 보기가 좋았다.
솔오름은 바로 오름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초반에는 평지를 걷게 된다.
드뎌 오름이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디서 많이 본 모습....그렇다, 큰지그리오름 초입의 모습 아닌가.
그런데...왠지 모르게 더 고급스럽고, 세련되다고 할까.
관리를 아주 잘한 중년 여인을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뭐든 암튼...느낌이 너무 좋았다.
아, 그리고 내가 너무 좋아하는 나무계단까지 나와주시고...
그런데다가 나무에 이런 엑세사리까지 다는 섬세함까지...뭐가 막 있어보인다.
이제 본격적인 오르막인가.
앞에 한 식구분들이 힘겹게 오르고 있었다.
근데, 오르막 뒤에 완전 평지가 나온다.
다시 오르막이 나오고, 에이 설마 또 평지가....
또 나왔다. 와...이 배려심 뭐지. 공무원의 쎈쓰인가.
암튼, 제주 오름에서 처음 목격한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난 단연코 솔오름이 제주 오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너무 잘 관리되었다는 인상을 받아서 더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근데, 나름 오름에 관심이 많았던 내가 왜 그동안 솔오름의 존재를 몰랐을까.
이제 정상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래, 숲이 좋은 오름이라 조망은 꽝일꺼야....
아니였다. 조망도 매우 우수했다. 다만, 날씨가 받쳐주지 않아서 좀 아쉬웠다.
올레 7-1코스에서 만나는 월드컵 경기장과 고근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고근산 앞에는 곧이어 갈 각시바위오름.
올레 7코스에서 오르게 되는 삼매봉이 보이고 있고,
좌측에는 문섬, 우측에는 범섬을 볼 수 있다.
서귀포 시내가 보이고 있고,
섶섬과 문섬이 조망되고 있다.
정상에 해군 부대가 있다는 것이 좀 아쉬웠다.
이제 A코스 정상으로 간다.
A코스 정상에는 나무테크가 설치되어 있다.
영천오름(좌)과 칡오름(우)이 조망되고 있고,
올레 6코스에서 오르는 제지기오름이 보이고 있고, 섶섬도 보이고 있다.
날씨가 흐려 지귀도는 안 보인다.
A코스 정상에서 한라산을 가까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솔오름의 큰 자랑거리다.
특히 남벽의 모습을 사진에 잘 담을 수 있다.
오늘은 날씨가 넘 흐려서 이 정도로...사진은 알방애오름인 듯하다.
A코스로 하산할까 하다가 아쉬움에 다시 B코스 정상으로 가본다.
다시 범섬, 월드컵 경기장, 고근산, 각시바위오름을 함 담아보고,
이제 내려선다.
솔오름 첫 탐방한 소감은?
대단한 맛집을 그동안 모르다가 이제사 찾은 기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수 밖에 없는 오름이고, 많이 방문하고 있다는 느낌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고,
또한 오름 관리가 너무 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귀포 시내 근처에 이런 멋진 오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그런 생각도 들었다.
날씨 좋은 날에 다시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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